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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어텐션] 이별 노래의 주인공

    김도훈 문화 칼럼니스트

    발행일 : 2023.03.24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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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별 노래가 있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Flo-wers'다. 빌보드 차트 1위를 장기 집권 중인 이 노래는 단순한 이별 노래가 아니다. 음악적 저격이다. 사이러스는 2019년 배우 리엄 헴스워스와 결혼 8개월 만에 이혼했다. 'Flowers'는 헴스워스의 생일인 1월 13일에 공개됐다. 뮤직비디오는 그가 바람을 피웠다고 알려진 저택에서 찍었다. 가사는 결혼식에서 틀었던 브루노 마스의 'When I Was Your Man' 가사를 비튼 것이다.

    2021년 신인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도 전 연인을 저격하는 노래로 빌보드 1위에 올랐다. 'Drivers license'는 드라이브를 가기로 한 연인이 바람을 피우자 분노하는 노래다. 이는 당시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조슈아 바셋을 저격한 곡이라는 소문에 휩싸였다. 소셜미디어는 로드리고와 바셋과 그의 새 여자친구에 대한 온갖 '썰'로 폭발했다.

    지난 음악의 역사에도 전 연인을 저격하는 노래는 있었다. '플리트우드 맥'의 명반 'Rumors'가 대표적이다. 멤버 스티비 닉스와 린지 버킹엄은 1976년 이혼했다. 1977년에 'Ru-mors'를 내놓았다. 닉스는 버킹엄을 저격하는 'Dreams'를 만들었다. 버킹엄은 닉스를 저격하는 'Go On Your Way'를 만들었다. 닉스는 "바람둥이는 즐길 수 있을 때만 사랑을 한다"고 노래한다. 버킹엄은 "너는 네 갈 길 가라"고 노래한다.

    다만 플리트우드 맥의 시대에는 없었던 것이 하나 있다. 소셜미디어다. 플리트우드 맥 노래는 자기들끼리의 저격이었다. 2020년대는 다르다. 당신의 이별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헤어지고 나면 소셜미디어에 분노를 터뜨린다. 소셜미디어 시대 가수들은 게시물 대신 노래로 저격한다.

    이 글은 가수와 연애하지 말라는 결론으로 끝나야 할까? 그건 아니다. 마일리 사이러스와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근사한 노래를 만들었다. 팝의 역사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그러니 명곡의 주인공으로 박제되고 싶다면 가수와 연애하라. 그것은 난봉꾼인 당신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하게 유익한 유산이 될 것이다.
    기고자 : 김도훈 문화 칼럼니스트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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