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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은 백년대계" vs "삶의 터전과 환경 훼손"

    오재용 기자

    발행일 : 2023.03.24 / 호남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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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도 내는 제2공항 사업… 주민 찬반 갈등 여전, 진통 예상

    정부가 사업 예정지를 발표한 이후 8년 넘게 진척이 없었던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한 지 이틀 만에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고시하자 제주도는 주민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하지만 제주 지역 주민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어 향후 진행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오는 5월 8일까지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해 주민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는 홈페이지와 공항확충지원과, 읍·면·동 주민센터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지자체장은 14일 이상 주민에게 열람해 의견을 들어야 한다. 주민 의견 수렴의 일환으로 '경청회'도 3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고시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은 오는 2055년 기준 제주 지역 전체 항공 여객 수요 4108만명(연간) 중 1992만명과 화물 12만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건설된다. 사업비는 6조6743억원이 투입된다. 활주로(길이 3200m) 1개, 계류장(항공기 44대 주기),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주차장, 상업·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제주에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은 제주도의 숙원 사업이다. 기존 제주공항만으로는 급증하는 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국내 공항 중 가장 혼잡한 공항"이라며 "지난해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실적은 17만2401편으로 활주로 수용 능력 17만2000편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5년 11월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서귀포시 성산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던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8년 넘게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국토부의 기본계획안 고시 이후에도 주민들 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제주 지역 100여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건설 반대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에 공항이 추가로 들어서면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와 교통대란, 하수 문제 등 제주 전체의 수용 능력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제2공항의 규모를 보면 불필요하게 환경을 훼손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과잉 시설"이라며 "제2공항만 고집할 게 아니라 기존 공항 확충 등 다른 대안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부 주민 중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성산읍 주민 강모(58)씨는 "일방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찬성 측은 제2공항이 지역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라고 주장하며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성산읍 주민 등으로 구성된 '성산읍 제2공항 추진위원회'는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제주도민은 물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6조원 규모의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제주 관광은 물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병관 추진위원장은 23일 "국토부가 토지 보상과 이주 대책, 소음 대책 등을 도민에게 충분히 알리고 이해를 구한 뒤 제주도와 협의해 순조롭게 진행하면 좋겠다"며 "제2공항은 저탄소 여객터미널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춘 친환경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찬반 갈등이 있기 때문에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순조로운 추진을 위해서는 반대 측 주민 설득이 최대 관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29일부터 세 차례 열릴 도민 경청회에서 기본계획안을 잘 설명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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