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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이사회 편향성이 발단… '정부 개입' 비판도

    김봉기 기자

    발행일 : 2023.03.24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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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림 후보 사의… 혼란에 빠진 KT

    윤경림<사진> KT CEO(최고경영자) 후보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사의 표명을 하면서 매출 25조원에 직원 수만 2만여 명에 달하는 KT는 대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여권에선 구현모 현 대표와 손발을 맞춰온 사내 이사 겸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인 윤 후보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윤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될 뿐 아니라, 검찰이 구 대표와 윤 후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가던 상태였다. 통신 업계에선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윤 후보에 대한 여권(與圈) 내 반발 기류와 검찰 수사 압박 때문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여권이 문재인 정부 때 구성된 KT 사외 이사진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도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따른다.

    ◇"주총 통과해도 정상경영 어렵다고 본 듯"

    KT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 속에선 주총 때 CEO로 선출되더라도 규제 산업인 통신 업계 특성상 원만한 경영이 어렵겠다고 윤 후보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당초 CEO 연임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구현모 현 대표 다음으로 KT 이사회가 경선을 거쳐 지난 7일 차기 후보로 뽑은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는 30명이 넘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는 절차도 거쳤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후보에 대해 '구현모의 아바타'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해 왔다. 윤 후보가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구성을 점검하는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고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새 사외 이사로 영입하려 했지만,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임 사외 이사 후보는 발탁 이틀 만에 사퇴했다.

    여기에 검찰은 지난 9일부터 시민단체가 고발한 구 대표와 윤 후보의 배임 의혹 관련 수사에 들어갔다. 의혹 중에는 구현모 대표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구 대표와 윤 후보가 관여돼 있는 내용도 있다. 당시 윤 후보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뒤 윤 후보가 새 KT 임원 자리에 발탁됐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은 "현대차 재직 당시 의사 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2021년에 KT에 합류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통신 업계에선 "정부가 20년 전에 민영화된 KT의 CEO 인선에 너무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사회 향한 여권 불신이 출발점"

    하지만 정치권에선 "결국 이번 사태의 원인은 현 KT 이사회의 편향성에서 비롯된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말 구현모 현 대표가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감지돼 왔다. 당시 여권 관계자는 "사외 이사 8명 중 3명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들어간 이른바 친노·친문 인사들"이라며 "특히 구 대표 체제에서 이들이 모두 셀프 연임되면서 임기가 2024년 또는 2025년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한 이강철 이사,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낸 김대유 이사, 문재인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유희열 이사 등을 가리킨 것이다.

    이후 논란이 일면서 이강철 이사가 지난 1월 초 중도 사퇴했지만, 이사회를 향한 여권의 불신 기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KT와 계열사까지 친노·친문 인사들이 대거 영입됐다"며 "민영화된 KT가 스스로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픽] KT 차기 CEO 선임 논란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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