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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애국심만으론 못버티겠다" 육사 1학년 작년 10% 자퇴

    박지민 기자

    발행일 : 2023.03.23 / 사회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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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병장 월급 2년뒤 비슷해져… 복무기간 길고 상명하복 불편"
    학군단·학사장교 경쟁률도 '뚝'

    2020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한 A씨는 3학년이던 지난 2022년 말 자진해서 퇴교(退校)했다. 그는 당시 4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육사에 입학했지만,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한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해 서울권 대학으로 편입했다고 한다. A씨는 "소위가 되더라도 병사와 봉급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열악한 환경에서 애국심만으로는 평생 군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자퇴를 고민하며 편입을 잘하는 법을 물어보는 생도도 적지 않다"고 했다.

    병사들을 통솔하며 군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장교의 인기가 젊은 층 사이에서 식고 있다. 잇따른 병사 월급 인상으로 초급 장교와 병사 간의 봉급 차이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 복무 기간도 일반 병사보다 최소 7개월 길어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육군사관학교에서 자진 퇴교를 선택한 사람은 2019년 17명에서 2022년 63명으로 4년간 3.7배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자퇴생 63명 중 절반이 1학년(32명)이었다. 한 학년 정원이 330명인데 약 10%가 1년도 안 관둔 것이다. 같은 기간 공군사관학교(정원 235명)에서는 자퇴생이 11명에서 18명으로, 해군사관학교(정원 170명)는 13명에서 24명으로 늘었다.

    2022년 한 공군 학군단(ROTC)에 입단한 B씨는 지난 1월 탈단(脫團)했다. 3~4학년 2년간 군사훈련 등을 받으면 장교가 될 수 있는 학군단 과정 중 절반만 마치고 관둔 것이다. B씨는 "애초 장교 생활을 하며 목돈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는데, 병사 월급이 오르면서 장교로 복무할 이점이 사라졌다"며 "복무 기간도 학군단은 28개월이라 일반 병사보다 길어 전역 후에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 적다"고 했다.

    이처럼 육군과 해군, 공군사관학교뿐 아니라 초급 장교를 양성하는 육군3사관학교, 학군단, 학사장교의 경쟁률도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다. 3사관학교의 경우 2019년 6대1이던 경쟁률이 지난해에는 3.6대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학군단 경쟁률은 3.1대1에서 2.4대1로, 학사장교 경쟁률도 3.3대1에서 2.6대1로 떨어졌다. 해군 학군단의 경우 1년에 125명을 모집하는데, 지난해에만 31명이 '진로 변경'을 이유로 중도에 포기했다.

    군 안팎에서는 장교라는 직업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소득의 경우 병장 월급은 2013년 10만원에서 2022년 67만원으로 올랐고, 2025년에는 200만원을 넘어선다. 반면 올해 소위 1호봉 월급은 178만5300원에 그친다. 수당 등을 포함하면 전체 소득은 병사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육사 등을 졸업하는 경우는 최소 복무 기간이 5년이고 학군단도 28개월이라 병사 중 복무 기간이 가장 긴 공군(21개월)보다 길어 이점이 없다는 주장이 많다.

    군의 상명하복 문화를 젊은 층이 불편해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 한 부대에서 복무하는 B 중위는 "출퇴근 때 상급자를 태우고 다녔던 적도 있는데, 요즘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군대 특유의 위계질서에 적응하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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