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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명 열광… 태극기 목에 두른 英 해리 스타일스

    윤수정 기자

    발행일 : 2023.03.22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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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그래미·英 브릿 석권한 팝스타… 올림픽공원서 20일 첫 내한 공연

    훌륭한 외모, 음악적 재능을 갖춘 최정상급 스타들은 자연스레 많은 팬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이 굳이 열과 성을 다해 팬의 사랑을 갈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20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 오른 영국 출신 가수 해리 스타일스(29)의 첫 내한 무대는 그에 대한 모범 답안지였다. 이날 90분간 노래한 그는 거의 20초 간격으로 팬들을 향해 엄지를 올리고, 손 키스를 날렸다. "안녕하세요" "한국 와서 행복해요!" 등 한국어 장착은 애교 수준. 생일인 한국 팬을 찾아내 직접 축하 노래를 불러줬고, 관객들이 무대 위 던져준 선물 중에선 갓을 찾아 야무지게 끈까지 묶어 머리에 썼다. 태극기는 목에 두르거나 머리 위로 휘날리며 노래했다. 어디서 "한국인이 열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법" 속성 과외를 받았나 싶었다.

    그는 현재 20대 뮤지션 중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팝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영국 오디션 프로 '엑스팩터'를 통해 5인조 보이밴드 '원디렉션'으로 데뷔했고, 정규 1~4집을 전부 미국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 1위에 올렸다. '같은 아이돌들도 좋아하는 아이돌'로 불렸을 정도. 이날 공연에도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 멤버가 방문했다. 2017년 솔로 전향 후엔 평단 호평까지 챙겼고, 지난달 3집 'Harry's house'는 미국 그래미·영국 브릿어워드 시상식에서 비욘세의 '르네상스'를 밀어내고 올해의 앨범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이번 공연은 '피케팅(피의 티케팅)'과 함께 예매 시작 수분 만에 매진됐다. "좌석이 너무 적다"는 원성에 보통은 팔지 않는 시야 제한석까지 공연 당일 추가 현장 판매됐고, 이마저 긴 줄이 늘어섰다. 그걸 뚫고 객석을 빽빽이 채운 관객들은 스타일스가 가만히 서서 노래만 해도 자지러지게 좋아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러나 스타일스는 이날 무대를 빈틈없이 종횡했고, 노련한 무대 장악력을 뽐냈다. 곡 'Kiwi' 때는 아예 떼창 볼륨까지 지휘했다. 팬들도 첫 곡 'Music for a sushi restaurant'를 시작으로 'Golden' 'Sign of the times' 등 총 18곡 내내 떼창으로 화답했다. 특히 그의 메가 히트곡 'As it Was' 때는 첫 소절이 들리자마자 머리와 몸을 마구 흔드는 관객이 속출했다. 스타일스에게 솔로가수 기준 최장기(15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 기록을 안겨준 곡이다.

    이날 스타일스는 공연 중간 한 팬이 준비해 온 다음 영어 문구의 플래카드를 목에 걸고 노래했다. "널 만나려고 13년을 기다렸어(Waited for 13 years)." 하지만 그의 작별 인사를 들은 직후엔 이걸 '널 팬으로 만들려고 13년을 기다렸어'로 고쳐 써야 할 것만 같았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자 내가 여기 온 유일한 이유예요.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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