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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안도 다다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발행일 : 2023.03.21 / 특집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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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계가 외면했던 노출 콘크리트로 미완성의 아름다움 끌어낸 거장이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어요.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는데요. 17일 오전 김 여사가 건축가 안도 다다오(1941~)와 오찬을 한 사실이 화제가 됐어요. 2016년부터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올 초 신년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답니다.

    오사카 출신인 안도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건축을 시작해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해요. 17세 때 권투 선수로 데뷔했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트럭을 몰면서 쉬는 시간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건축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어요. 특히 서양 근대 건축을 대표하는 르코르뷔지에의 저서에 매료돼 몽땅 외울 정도로 도면을 베껴 그렸다고 해요. 마침내 그는 1969년 오사카에 자신의 건축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고졸에다가 스승도 없던 그는 동네 낡은 집을 찾아가 고쳐주겠다고 제안하며 일거리를 만들어냈는데요. 1976년 오사카 스미요시에 지은 콘크리트 박스형 주택 '스미요시 나가야'가 일본 건축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어요. 출입문 말고는 창문이 아예 없고, 외벽과 내벽, 천장까지 모두 노출 콘크리트(별도의 마감재 없이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하는 시공법)로 만들었으며, 방과 방 사이에는 천장이 뚫린 중정(中庭·안채와 바깥채 사이 마당)을 배치했거든요. 비가 올 때마다 우산을 쓰고 방으로 건너가야 할 정도로 살기에는 불편했죠. 엄청난 혹평을 받았지만, 이런 파격에서 출발한 안도의 건축 철학은 곧 세계를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안도는 서양의 모더니즘 건축과 일본의 전통 미학을 독창적으로 결합했습니다. 모더니즘 건축의 특징을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정의하며, 그 주요 재료로 노출 콘크리트를 선택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노출 콘크리트는 불완전하고 거친 느낌이 드는 싸구려 재료였는데요. 그는 꾸미지 않은 진정성을 강조하며 미완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 전통 미학 '와비사비(わびさび)'에 주목하고 이를 노출 콘크리트에 접목했어요. 치밀한 준비 아래 만든 안도표 노출 콘크리트는 마치 대리석이 떠오를 정도로 아주 아름다웠기 때문에 건축계가 노출 콘크리트를 바라보는 관점을 뒤바꿔 놓았어요.

    더불어 그는 건물이 자리한 주변의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였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빛의 교회'는 교회 동쪽 벽면에 십자가 모양을 파냈어요. 파낸 곳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눈부시게 빛나는 십자가로 변하면서 내부를 차분하고 순수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벽면의 노출 콘크리트 질감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죠.

    마침 다음 달 1일부터 안도가 설계한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에서 '안도 다다오, 청춘' 전시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세계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기고자 :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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