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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느릅나무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장·영남대 명예교수

    발행일 : 2023.03.20 / 특집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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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달이 벗겨 먹었던 껍질, 질겨서 밧줄·옷도 만들었대요

    느릅나무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나무입니다. 주로 해발 100~1200m 지대에 살고 있지요. 그늘이나 햇살이 잘 비치는 곳 모두 잘 자라는데, 보통은 강변이나 물이 많은 토양에서 자란답니다. 농경지나 도시의 공원 등 다양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입니다.

    느릅나뭇과(科)의 느릅나무속(屬)은 동북아에 34종이 분포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느릅나무, 비술나무, 왕느릅나무, 당느릅나무, 난티나무 및 참느릅나무와 미국에서 들여온 미국느릅나무가 자라고 있지요.

    낙엽활엽교목인 느릅나무는 높이가 크게는 15m에 이릅니다. 수명은 약 100년 정도죠. 느릅나무의 껍질은 회갈색으로, 모두 세로로 갈라집니다. 잎은 타원형 또는 계란형으로 서로 어긋나게 달리는데, 잎의 맥(脈)이 뚜렷합니다. 잎의 앞면은 풀색이고 뒷면은 연한 풀색을 띱니다. 뒷면에는 거친 털이 나 있어 촉감이 꽤 까칠까칠하지요. 열매는 씨를 중심으로 둥글납작하게 생겼고, 날개가 달려 있어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어요.

    느릅나무는 예로부터 주로 목재로 사용돼 왔는데요. 목재 조직의 살아있는 부분인 '변재(邊材)'는 흰색을 띠지만, 조직의 죽어 있는 부분인 '심재(心材)'는 암홍색으로 재질이 굳고 무겁답니다. 느릅나무 목재는 탄력성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고 틈이 잘 벌어지지 않아 특히 건축재, 가구재나 선박재 등으로 애용됐지요. 옛날에는 꽤 질긴 느릅나무의 껍질을 꼬아 밧줄이나 옷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약용과 식용식물로 더 친숙하지요. 과거에는 느릅나무 어린잎을 따서 떡에 넣어 먹기도 했어요. 부드러운 속껍질을 방아로 찧으면 전분이 풍부해 흉년에는 좋은 먹을거리였습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온달은 굶주림을 참다 못해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려 산속을 헤맸던 것으로 유명하죠. 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평강공주와 마주쳐 인연을 맺게 됩니다.

    느릅나무 껍질과 뿌리는 이뇨제로 쓰이는데요. 항염증·항균·항암 등의 효능도 있답니다. 오늘날에도 느릅나무 잎, 줄기 또는 뿌리에 함유된 성분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하고 있어 앞으로 느릅나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리라 예상됩니다.

    느릅나무는 움(풀이나 나무에서 돋아 나오는 싹)이 아주 잘 터서 분재(盆栽·나무나 풀을 화분에 심어 가꾸는 것)로 널리 이용해 왔답니다. 오늘날에는 공해에 잘 견디고 생명력이 매우 강해서 도시 환경에 꽤 적합한 나무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도심 한가운데 공원·주택의 울타리 또는 도시 가로수로도 아주 좋습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도시 가로수가 좋은 예이지요.
    기고자 :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장·영남대 명예교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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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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