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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123 회원국, 푸틴 체포 의무"

    백수진 기자

    발행일 : 2023.03.20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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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체포영장 발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 중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ICC의 체포 영장 발부는 30년 철권통치로 악명 높은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 번째다.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은 17일(현지 시각) "ICC의 123 회원국은 체포 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IC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 인권 담당 위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IC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 이주시킨 혐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민간인과 군 부하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ICC는 집단 살해죄(제노사이드)와 전쟁 범죄 등 국제적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됐다. 하지만 러시아와 같은 ICC 비회원국에서는 사법권을 갖고 있지 않아 러시아 인사들을 체포·구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다만, 푸틴이 ICC 회원국을 방문할 경우 체포돼 ICC에 넘겨질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수 있다.

    ICC 소장을 지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ICC가 발부한 체포 영장엔 시효가 없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행동 반경이 좁아지고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면서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 수단 정부가 ICC에 인도하기로 결정한 알바시르 전 대통령처럼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질 경우 언제든지 체포될 수 있다"고 했다.

    ICC 법률자문관으로 근무했던 김상걸 단국대 교수도 "반인도 범죄 혐의로 비밀리에 체포 영장이 발부됐던 장피에르 벰바 콩고 전 부통령이 2008년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려다 벨기에에서 체포된 선례가 있다"며 "당사국 협조를 강제할 순 없지만, 정치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국제법상 의무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ICC 결정에 감사를 표하며 "최소 1만6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군에 의해 끌려간 것으로 보고됐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명령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ICC의 모든 결정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1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을 실무 방문, 시내 여러 장소를 시찰하고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직접 차를 몰고 병합 9주년을 맞은 크림반도를 찾아 어린이센터와 예술학교 등 아동 관련 시설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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