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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건조하면 미세먼지 공습, 실내 건조땐 전기료 폭탄

    신지인 기자 박혜연 기자

    발행일 : 2023.03.20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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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비·가자미·붕장어·곶감 등 건어물 판매 농어민 진퇴양난

    부산 기장군 칠암항에서 붕장어와 가자미, 가오리 등을 건조해 판매하는 박모(53)씨는 지난달 미세 먼지 탓에 28일 중 10일이나 야외 건조 작업을 못 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2년 이맘때는 한 달에 5~6일 정도만 미세 먼지를 피해 쉬었는데 최근 작업을 못 하는 일이 늘어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붕장어는 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아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는데, 건조 과정에서 진액이 많이 나오는 특성 때문에 먼지가 많이 달라붙고 피해가 크다"고 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미세 먼지 피해 때문에 박씨는 올 초 33㎡(10평)짜리 실내 건조장을 만들어 대형 건조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부쩍 오른 전기 요금도 부담이다. 박씨는 "지난달 기준 미세 먼지가 심한 날을 포함해 보름 동안 하루 2시간씩 건조기를 가동했는데 전기 요금이 30만원 넘게 나왔다"면서 "해풍에 말려야 맛이 더 좋은데 미세 먼지 탓에 어렵고, 실내 건조는 전기료가 들고 이래저래 힘들다"고 했다.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미세 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에서 말린 어물 등을 판매해 온 농어민 등이 울상이다. 다수 농어민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2020~2022년 봄 사이에는 중국 등도 각종 경제활동이 줄면서 미세 먼지가 크게 줄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어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하니 미세 먼지도 다시 늘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 올해 미세 먼지 농도는 최근 4년 같은 기간보다 더 짙어졌다. 지난달 초미세 먼지(PM 2.5) 평균 농도는 28㎍/㎥로, 최근 4년(2019~2022년) 같은 기간 평균 수치인 24㎍/㎥보다 약 17% 높아졌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19일까지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횟수는 14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95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 먼지에 노출된 식품을 먹어도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건조 과정에서 음식물에 붙은 미세 먼지와 중금속 등의 오염원은 세척과 조리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된다"고 했다. 하지만 품질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다수 농어민들은 미세 먼지가 심하면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손해가 크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많게는 수천만~수억원을 들여 실내 건조 시설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전남 영광군에서 3대째 보리굴비 덕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병민(34)씨는 5억원을 들여 대형 실내 건조 시설을 만들었다. 강씨는 "중국발 미세 먼지가 갈수록 강해져서 견디다 못해 2017년에 5000㎡(1500평) 규모로 실내 건조장을 만들고 제습 시설도 최근에 추가로 들여왔다"면서도 "실내 건조 중 생선이 썩지 않고 잘 마르려면 외부 공기를 통하게 해야 하는데, 미세 먼지가 심한 날엔 문을 막고 제습기를 따로 돌려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충북 영동군에서 10년째 곶감을 만들어 파는 A씨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봄철 황사만 피하면 됐지만 최근 미세 먼지가 더 기승을 부린다"면서 "실내 건조 설비를 들이지 못하는 영세한 농어민은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편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일에도 강원·충청·전북·경북권과 대구·광주 등에서 미세 먼지 수치가 '나쁨'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수도권에선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까지 시행된다. 이는 초미세 먼지 농도가 이틀 연속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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