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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의 크레디스위스 인수협상 난항

    김성모 기자

    발행일 : 2023.03.20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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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정부가 협상중재 나섰지만
    크레디스위스, 10억달러 제안 거절
    블룸버그 "국유화될 가능성도"

    유럽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 사태 해결을 위해 추진된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지만, 크레디스위스는 헐값 매각이라며 일단 거부했다. 이번 매각은 스위스국립은행의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원) 지원 발표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자 추진됐다. 크레디스위스는 167년의 역사를 가진 초대형 투자은행이지만, 지난 일주일간 하루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예금 이탈이 이어지고 주가도 폭락했다.

    이번 매각이 완전히 불발된 것인지, 인수 가격을 조정해 다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최종적으로 실패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인수 협상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만큼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 정부는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크레디스위스 은행 전체 또는 특정 분야를 국유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크레디스위스 사태는 지난 15일부터 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하루 뒤인 16일 스위스국립은행이 대규모 구제 금융 선언을 하면서 주가가 일시 반등했지만, 다음 날인 17일 다시 추락했다. 크레디스위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크레디스위스는 자산 규모만 5730억달러(약 750조5000억원)의 글로벌 투자은행이지만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BV)·시그니처은행 파산에 이어 유럽발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꼽혔다.

    크레디스위스는 UBS가 제시한 인수 가격과 조건이 주주와 직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레디스위스와 UBS는 협상이 일단 결렬됐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고, 스위스 정부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UBS가 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최대 10억달러는 예상보다 낮다. 크레디스위스는 지난 17일 스위스 증시에서 주당 1.86스위스프랑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보다 훨씬 낮은 주당 0.25스위스프랑을 제시한 것이다. 7분의 1 수준이다.

    시간을 끌면 사태가 더 커진다고 판단한 스위스 정부는 최대한 신속한 인수를 준비했지만, 일단 벽에 부딪혔다. 스위스 금융감독청은 UBS가 크레디스위스를 인수할 경우 주주 투표도 생략할 수 있도록 긴급 조치를 준비 중이었다. 통상 주주들에게 6주간의 시간을 줘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UBS의 크레디스위스 인수 협상은 지난 18일 오후 5시(현지 시각) 베른의 스위스 재무부 청사에서 시작됐고, 당초 20일 유럽 증시 개장 전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자산 규모 1조6770억달러로 스위스 국내총생산(GDP·8000억달러)의 2배가 넘는 '공룡 은행'이 탄생하면서 위기 상황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서양 건너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파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17일(현지 시각) 33%나 폭락했다.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 은행이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100여 중소 은행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미국중형은행연합회(MBCA)는 "향후 2년간 중소은행의 예금 전액 보증 조치를 실시해 달라"고 금융 당국에 요청했다. 중소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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