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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탈리아 9대3으로 꺾고 WBC 4강 진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매 이닝 시속 160㎞가 넘는 광속구를 뿌려 댔고,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장타쇼를 선보이며 타점 5개를 쓸어담았다.

일본이 16일 자국 도쿄 돔에서 이탈리아와 벌인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전을 9대3 대승으로 장식하고 4강에 올랐다. 조별 리그 4전 전승(B조 1위)을 포함해 이번 대회 5연승을 달린 일본은 멕시코(C조 1위)-푸에르토리코(D조 2위)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쿠바(A조 1위)는 전날 8강전서 호주(B조 2위)를 4대3으로 이기고 준결승에 선착, 베네수엘라(D조 1위)-미국(C조 2위)의 8강전 승자와 대결한다.

◇만원 관중 앞 '4강 출정식'

일본은 도쿄 돔을 메운 관중 4만1723명 앞에서 신바람을 냈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4와 3분의 2이닝을 2실점(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중국과의 B조 첫 경기 선발승에 이어 2승째를 거뒀다.

오타니는 4회까지는 최고 164㎞를 찍은 직구와 변화 큰 140㎞대 슬라이더 등을 앞세워 무실점 호투했다. 5회 들어 안타와 몸 맞는 공 2개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이탈리아 3번 타자 도미닉 플레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물러났다. 투구수는 71개였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3번 타자(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로 공격의 물꼬도 텄다. 0-0으로 맞서던 3회말 1사 1루에서 기습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일본은 상대 투수의 1루 악송구를 틈타 1·3루를 만든 뒤 4번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뽑았다. 6번 오카모토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려 4-0으로 달아났다.

일본은 4-2로 추격당한 5회에 사사구 2개와 2연속 2루타로 3점을 올렸고, 7회에도 요시다의 솔로 홈런 등으로 2점을 추가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2006·2009년 우승, 2013·2017년 3위를 했던 일본은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캡틴 아메리카'의 원맨쇼

미국은 콜롬비아와의 C조 최종 4차전(미국 피닉스)에서 3대2로 이기고 조 2위로 8강행 막차를 탔다. 주장인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가 선취 타점과 역전 2타점 등 3타점(4타수 3안타)을 혼자 해결했다.

이번에 처음 WBC 무대에 나선 트라우트(32)는 MLB(미 프로야구) 최정상급 강타자다. 2011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이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리그 MVP를 3번 차지했다. 통산 타율이 0.303이며, 안타 1543개와 홈런 350개를 쳤다. 2019년부터 2030년까지 12년 동안의 연봉 총액이 4억2650만달러(약 5587억원)다. 일본이 자랑하는 오타니 쇼헤이와는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멕시코는 캐나다를 10대3으로 꺾고 C조 1위를 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나란히 3승1패를 기록했는데, '맞대결 승자승' 규정에 따라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죽음의 조' 통과했지만…

푸에르토리코는 D조 최종전(미국 마이애미)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5대2로 따돌리고 2위(3승1패)로 8강에 올랐다. 4전 전승을 거둔 베네수엘라가 전날 1위를 확정한 상태였다.

푸에르토리코는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지만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마무리투수 에드윈 디아스(뉴욕 메츠)가 승리 세리머니를 하다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결정지은 디아스는 그라운드로 달려나온 동료 선수들과 함께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나눴다. 그러다 갑자기 주저앉아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친동생이자 또 다른 대표팀 투수인 알렉시스 디아스(신시내티 레즈)는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다. 디아스는 오른쪽 무릎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그래픽] 2023 WBC 대진표 기고자 : 성진혁 기자
본문자수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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