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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활성화 추진… 직접 타보니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 수상택시 승강장. 다소 낡아 보이는 8인승 수상택시에 올라타자 "부우웅" 소리를 내며 시속 20~30㎞로 한강을 미끄러지듯 달렸다. 여의도를 출발한 수상택시는 26분 만에 잠실에 도착했다. 수면에서 올려다보는 한강 다리와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등의 모습도 색달랐다. 이날 처음 수상택시를 탔다는 회사원 장모(31)씨는 "서울에도 외국처럼 수상택시가 있는 줄 몰랐다"며 "강바람도 쐬고 퇴근길에는 가끔 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강 수상택시는 서울시가 2007년 교통 체증 없는 새로운 출퇴근 수단으로 도입한 8~11인승 보트다. 서초구 반포동에 배를 대는 도선장(나루터)을 두고 여의도, 잠실, 상암동 등 한강 곳곳에 승강장(선착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저녁 출퇴근 노선은 사실상 없어지고 관광용으로 필요할 때 불러 타는 '수상 콜택시'가 됐다. 수상택시 업체 관계자는 "손님이 없어서 출퇴근용으로는 거의 운항하지 않는다"고 했다. 출퇴근용은 요금이 1인당 5000원인데, 관광용은 요금이 거리에 따라 1인당 2만5000~6만5000원이다.

수상택시는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7년부터 청해진해운이 맡아 운영했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난 뒤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가 사업권을 인수해 2016년 운항을 재개했지만 이용객은 계속 줄어들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9년 4만6210명이던 수상택시 이용객은 2017년 1만1678명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1409명에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항을 재개한 2016년 이후 총 3만64명이 탔는데 이 중 출퇴근 승객은 1019명(3%)이었다"며 "대부분 관광 목적으로 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수상택시 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주고자 반포동 도선장에서 치킨 판매, 임대 사업 등을 허용해줬는데 지난해 이 업체 매출 20억6000만원 중 7억7000만원(38%)이 치킨 가게에서 나왔다. 수상택시 매출은 6000만원(3%)에 그쳤다. 업체 관계자는 "홍보가 안 돼 수상택시를 모르는 사람이 많고 고유가(高油價)에 유지 비용은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수상택시를 활성화할 대책을 준비 중이다. 우선 수상택시를 관광용으로 활용하는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운영해보니 출퇴근용 위주로 활용하기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한강르네상스 2.0' 사업과 엮어 한강의 풍광과 명소를 즐길 수 있는 관광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 한강 곳곳에 랜드마크(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와 전망대 등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한강 르네상스 2.0'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여의도에 서울항(港) 만들기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서울항에서 내린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이 수상택시로 갈아타고 한강변에 있는 마포구 상암동, 성동구 서울숲, 잠실종합운동장, 노들섬 등 명소를 다닐 수 있는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한강 르네상스 2.0 사업으로 상암동에 대관람차인 '서울링'이 들어서고 노들섬 등이 명소가 되면 한강에서 경치를 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시는 야간 운항도 추진한다. 현재 수상택시는 주간에만 운항하는데, 노들섬 등 한강의 야경이나 여의도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강 다리 조명도 보완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수상버스를 도입해 수상택시와 함께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수상 교통수단인 '리버 버스(River Bus)'를 탄 뒤 수상버스 한강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상택시를 활성화하려면 승강장 접근성을 높이고 한강 곳곳에 명소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강변에 있는 수상택시 승강장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이용해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김동성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유행인 공유 킥보드 등을 승강장까지 가는 연계 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항할 노선 등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 한강 수상택시 기고자 :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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