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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설전… 재판장이 말려
유, 쇼핑백 들고 돈 전달 재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6일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공방을 재판장이 나서 말릴 정도였다. 김씨는 2021년 4~8월 유씨를 통해 대장동 일당이 마련한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용씨는 "내가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상세 방법에 대한 묘사가 틀린다.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을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동규씨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겨드랑이에) 끼고 가져가시지 않았느냐"며 받아쳤다.

김씨는 또 "(돈을 건넬 당시 경기도청 인근) 도로에서 나를 밤 10시에 만났다고 했는데, 조서상에는 9~10시라고 했다"며 "경기도 대변인을 할 당시 가봤는데 (경기도청 주변) 지역이 굉장히 넓다"고 했다. 이에 유씨는 "제 기억으로는 10시 전후이고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경기도청 옆 도로에서 꺾어서 들어오라고 한 것 기억 안 나느냐"고 했다.

이어 김씨는 유씨가 돈을 전달했다는 장소를 지적하며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은 것 아니냐. 네이버로 본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유씨는 "근처 공원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며 얘기했던 것도 기억 안 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결국 재판장이 "피고인(김용)의 신문 방식이 정제되지 않았다" "피고인의 질문을 제재하겠다"며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이날 법정에선 유씨가 김씨에게 두 차례 돈을 건넬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기도 했다. 2021년 6월 3억원이 전달될 때 사용된 것과 같은 크기의 종이 상자 3개와 이 상자들을 담았던 것과 비슷한 쇼핑백이 법정에 등장했다. 유씨는 당시 상자 2개는 쇼핑백 아래쪽에 세로로 넣고, 나머지 1개는 그 위에 가로로 덮은 뒤 쇼핑백 윗부분을 테이프로 3차례 밀봉했다고 했다. 이를 더 큰 쇼핑백에 옮겨 담은 뒤 2021년 6월 수원 광교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김씨에게 줬다는 것이다. 유씨는 또 같은 달 추가 2억원을 경기도청 인근에서 김씨의 왼쪽 겨드랑이에 넣어줬다면서 상자 2개가 든 쇼핑백을 자신의 왼쪽 겨드랑이에 껴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유씨는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현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재판이 진행될 당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쌍방울하고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법원 관련 로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14일 재판에서도 "김만배씨가 '쌍방울을 통해 대법관에게 로비하고 있다'고 하기에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에게 사실이냐고 물어봤더니, 정진상씨가 깜짝 놀라며 '어떻게 알았느냐' '김만배 참 대단하다'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기고자 : 김정환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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