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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육성·균형발전 두마리 토끼 잡기

정부가 로봇, 바이오,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유망 기술에 특화된 첨단 산업단지를 수도권 용인과 지방 1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조성한다. 이들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의 행정 절차를 '패스트 트랙'으로 진행해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산업 파급력이나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유치할 방침이다. 지방 곳곳에 혁신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유망 산업 육성'과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방 14곳에 첨단産團…기업 입주 의향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미래차, 우주, 원전 등 미래 첨단 산업단지 후보지 15곳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역대 정부에서 지정한 산업단지 중 최대 규모다. 이 중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제외한 14곳이 지방이다. 지방 산업단지 후보지의 면적을 모두 더하면 3300만㎡(약 1000만평)에 달한다.

통상 국가 산업단지는 중앙정부 주도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첨단 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은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내 기업의 제안을 토대로 이뤄진 점이 특징이다. 정부는 지역 제안을 토대로 국가 차원의 산업 수요와 지방 균형 발전 등을 따져 후보지를 최종 선정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천안·청주·홍성 등 4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미래 모빌리티와 반도체, 철도, 수소·미래차 등을 집중 육성하게 된다. 호남권에선 광주, 전남 고흥, 전북 익산, 전북 완주 4곳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광주 산업단지는 기아, 광주글로벌모터스 등 2개의 완성차 공장을 토대로 미래차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흥은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우주산업 기술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에선 대구, 안동, 경주, 울진 4곳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대구 산업단지는 미래차와 로봇산업의 기술 융·복합에 집중하고, 경주는 소형모듈원전 실증 및 수출을 위한 특화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경남권에서는 창원(방위·원자력산업)이, 강원권에선 강릉(바이오)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8년 걸리던 준비 절차 5년으로 단축

정부는 첨단 산업단지들의 빠른 조성을 위해 각종 육성 정책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가장 먼저 후보지 내 농지 및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후보지 발표 후 관계 부처 및 지자체 협의를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발표에 앞서 기본적인 협의를 마친 상태다.

대규모 국책 사업의 필수 절차인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시급한 산업단지에만 적용하는 '패스트 트랙(신속 조사)'을 도입해 통상 7개월 걸리는 조사 기간을 2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절차 간소화를 통해 통상 후보지 발표로부터 착공까지 7~8년 걸리던 것을 5년으로 단축하고, 전략적으로 시급한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2026년 말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정부 목표다.

일각에선 "지금도 지방 산업단지에 빈 땅이 많은데 신규로 만들었다가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으면 국가적인 낭비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에 대해 "전국 15곳 산단 모두 주력이 될 앵커기업은 거의 확약 수준의 투자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래픽] 국가첨단산업단지 15곳 후보지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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