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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모차르트로 돌아오다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3.03.15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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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 내
    5·6월엔 8차례 전국 순회 연주도

    14일 금호아트홀 연세. 이른 아침부터 친숙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다.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서 한번쯤 치거나 들었을 법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K.545). 지극히 경쾌한 양손에는 힘이 깃들어 있었고, 반복에선 대담한 꾸밈음을 간간이 곁들였다. 연주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손열음(36)이었다.

    손열음이 모차르트로 돌아왔다. 작곡가가 남긴 피아노 소나타 전곡(18곡)을 6장의 음반으로 녹음한 것. 프랑스 명문 음반사 나이브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첫 결과물이다. 5~6월에는 서울·원주·통영·김해·광주·대구·고양 등에서 8차례 전곡 연주회도 앞두고 있다.

    출발은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손열음은 "지난해 플루티스트 조성현(연세대 교수)과 음반 녹음을 마친 뒤 이틀간 짬이 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작곡가가 모차르트였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녹음 작업도 모차르트의 생일(1월 27일)부터 시작됐다. 즉흥적이면서도 톡톡 튀는 손열음의 아이디어도 모차르트를 닮았다.

    그는 러시아 현대음악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1937~2020)처럼 낯선 작품에도 도전을 즐기는 연주자. 반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에 대해서는 "새로운 곡을 찾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했다. 모차르트는 "집 같은 곳이며 모국어 같은 느낌,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가장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작곡가"라는 설명이다.

    빈말이 아니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준우승 당시 그가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실황 영상은 유튜브에서 21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2018년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지휘자 네빌 마리너(1924~2016)와 녹음한 작곡가의 협주곡 21번 음반도 발표했다. 그는 "나이 어린 후배의 제안에도 귀 기울여 주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거장의 개방적 마음에 놀랐다"고 했다.

    같은 집이라고 해도 돌아올 적마다 조금씩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 그래서 손열음은 모차르트 소나타를 녹음하면서도 "미리 정해진 플롯(plot)에 얽매이지 않고 일종의 즉흥 음악처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주자의 자율성을 살릴 수 있는 바로크 음악의 스타일로 모차르트를 해석하려고 했다는 뜻으로도 들렸다. 그는 "반복될 때에도 정해 놓고 하는 건 없었다. 작품에서 기분 좋은 놀라움을 발견하고, 연주할 때도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50대가 되기 전에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도 녹음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피아노 소나타가 모차르트의 개인적 일기장이나 음악적 실험장과도 같다면, 피아노 협주곡은 종교곡과 오페라의 요소가 모두 녹아 있기에 가장 좋아하는 곡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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