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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두산에너빌리티·SK이노 등

국내 대표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3일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김경자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고 밝혔다. 1999년 설립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다. 김 부행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하면서 KAI는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전체 등기이사 6명 가운데 여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국내 기업에 여성 사외이사가 크게 늘고 있다. 중공업·방산 분야만 해도 KAI 외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설립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태현 김앤장 고문과 함께 여성인 이은형 국민대 교수를 오는 29일 열리는 주총에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창립 이후 60여 년 만의 첫 여성 이사"라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김주연 전 한국P& G 대표와 이복희 전 듀폰코리아 대표 등 여성 사외이사 두 명을 선임한다.

IT(정보 기술)나 유통 분야도 여풍은 거세다. LG디스플레이는 박상희 카이스트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SK하이닉스 주총에선 김정원 김앤장 고문이 사외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두 곳 모두 한 명이던 여성 사외이사가 두 명으로 늘어난다. 오리온홀딩스는 관료 출신인 박혜경 연세대 교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추호정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를 특정 성별이 독식하지 못하게 개정돼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이 여성 사외이사 확대를 촉발한 배경이다. 개정법 유예 기간 종료를 1년여 앞두고 기업들이 대거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성 사외이사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교수나 관료, 법조계 인사로 출신이 편중된 점은 문제로 꼽힌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가뜩이나 인력 풀도 좁은데 사외이사 자격에 대한 제약까지 많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전문성을 가진 분이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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