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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항공사 설립, 중동 허브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새 국적 항공사 설립을 위해 미국 보잉으로부터 350억달러(약 46조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지난 10일 중국 중재로 베이징에서 숙적(宿敵) 이란과 전격적인 외교 관계 복구에 나서는 등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를 잇따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사우디가 미 보잉사 항공기 구매로 미국과의 관계도 중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우디에는 이미 1945년부터 운영해 온 '사우디아항공(Saudia)'이라는 국적 항공사가 있다. 여기에 추가로 제2 국적 항공사 '리야드 에어'를 설립했다.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우디를 중동의 여객과 물류 허브(중심지)로 만들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총리(왕세자)의 '신(新) 경제 정책'에 따른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중동의 경제 중심지를 표방하며 에미레이트 항공과 에티하드항공 두 개의 국적 항공사를 운영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UAE는 이 두 항공사를 통해 두바이(에미레이트)와 아부다비(에티하드)를 거치는 노선 약 300개(중복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새 항공사에는 사우디 국부 펀드 PIF가 투자한다. WSJ는 "PIF가 새 항공사 출범식에서 미국 보잉과 계약 체결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며 "대륙 간 비행이 가능한 광동체(廣胴體) 항공기 등 여객기 100대를 먼저 구매하고 또 추가 구매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보잉은 지난해 10월부터 유럽 에어버스와 치열한 수주 경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에서 일자리 수만 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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