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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총선 힘들다' 李대표의 결단 압박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13일 이재명 대표 사퇴설에 대해 "늦여름, 초가을 정도 되면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당도 총선 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 최고위원은 지도부 내 유일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고 최고위원의 발언은 비명계가 주장하는 이 대표 사퇴의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옳고 그름이 아니라 판단의 문제다. 이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금 당장 이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건 무리지만 올해 하반기가 되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총선의 전반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늦어도 늦여름, 초가을 정도에 오지 않겠나"라며 "여론의 추이도 올 하반기쯤 되면 파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지도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이 대표 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갈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여론의 추이가 어디로 갈지 저희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21대 국회의원들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9월에 시작된다"며 "이때까지도 당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로 수렁에 빠져 있거나 당 지지율이 심각하게 떨어지면 현 지도부가 퇴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많다"고 했다.

비명계가 늦여름 거취설을 들고나온 건 친명계가 주장하는 '연말 퇴진론'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대표직 사퇴 주장을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면서도 "만약 사퇴하더라도 시기는 연말"이라고 했다. 현행 당헌에 따르면 사퇴한 당대표의 잔여 임기가 8개월 미만이면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12월 말에 사퇴하면 중앙위원회를 통해 친명계 입맛에 맞는 후임 대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비명계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그 이전에 사퇴해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논의해 볼 수 있다.

비명계는 이날도 이 대표발 사법 리스크를 공개 비판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이 숨진 것에 대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사실"이라면서도 "이 대표도 주변을 한번 돌아보고 왜 자꾸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검토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번 일에 대해 굉장한 안타까움과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당대표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런 상황을 잘 주시하고 거기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 비서실장 사망에 이 대표가 책임이 있음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 의원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체포동의안 이탈표를 색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팬덤 정치의 수혜자가 그것을 제어하고 자제시키기 위해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 이 대표에 대한 불신이 분명 존재할 거라고 본다"며 "이 대표가 가장 큰 책임자이기 때문에 불신을 녹여내는 작업을 책임감 있게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비명계는 당 내홍 수습을 위해 이 대표가 2선 후퇴에 버금갈 만한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할 당 사무총장 정도는 교체돼야 이 대표가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해철 의원은 "'당대표가 많은 것을 내려놓았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의 탕평 인사가 돼야 한다"며 "총선 등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많은 분이 참여하는 탕평 인사를 하면 당내 화합과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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