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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 국내 금융권도 긴장

미국 16위 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사실상 파산하면서 국내 보험사 등 금융사들도 금리 급등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VB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보유한 채권 가격이 급락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SVB의 주고객인 스타트업에 흘러들던 투자금이 줄면서 예금 인출이 늘어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문제가 터졌다.

금융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 등에는 당장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은 예금으로 받은 자금을 대부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채권 등 유가증권 비율이 총자산의 18%로 낮은 수준이다.

국내의 경우 금리 급등이 촉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것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125조3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금액 24조1000억원을 더하면 150조원 수준이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3실장은 "이미 작년부터 주택 공급자의 입장에서 금리 급등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며 사업의 수익성은 떨어졌는데, 사업비를 조달하는 금융비용은 증가한 '이중고' 상황이 닥치며 부동산 PF 분야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했다.

보험사 등 2금융권에는 SVB와 비슷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금리 상승기에 2금융권 금융사들이 은행보다 예금 금리를 크게 높이지 못하게 되면 특히 유동성·실적이 안 좋은 회사에선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보험사들은 작년 하반기 은행 예금 금리가 크게 오르자 금리 매력이 떨어진 저축성 보험이나 퇴직연금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보험사는 가입자들에게 자금을 내주려면 주로 보유한 채권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는 손실을 보고 팔아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별로 마련된 비상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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