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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성지가 된 편의점

저렴한 양산빵을 판매하던 편의점들이 고급 빵과 디저트류를 파는 '전문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2021년 초 포켓몬·짱구 캐릭터 등을 내세운 크림빵·단팥빵 같은 양산 빵으로 고객들 줄을 세웠던 편의점들이 소금빵과 스콘, 고급 크림빵과 까눌레 같은 고급 빵과 디저트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 덕분에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빵돌이들이 사이에서는 편의점이 '빵지순례지'(성지 순례하듯 빵을 구매하기 위해 찾는 유명 빵집)로 등극하고 있다.

◇품절 행렬에 인증샷 열풍까지

최근 GS25 매장에서는 '크림까눌레' 재고가 있느냐는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GS25가 서울 성수동에 있는 유명 디저트 카페 '빌로우'와 손잡고 지난달 말 내놓은 크림까눌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까눌레 특유의 식감은 그대로 살리면서 모양을 동그랗게 만든 뒤 가운데 크림을 채워넣은 디저트이다. 가격은 3500원(2개입)으로 일반 빵집 까눌레의 반값 수준. 크림까눌레는 당일 판매율 98%로, 매일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GS25가 3월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크림까눌레의 오리지널과 얼그레이 맛 2종이 냉장 디저트 매출 1위와 3위를 기록했고, 크림까눌레의 인기에 힘입어 냉장 디저트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265% 늘었다. 구매 고객의 87%가 2030대였고, 그중 81%가 여성 고객이었다. GS25는 이달 10일 오리지널, 얼그레이 상품 외에도 초콜릿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GS25는 "2017년 15종 수준으로 운영하던 디저트 상품을 2023년 현재 70여 종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CU가 작년 1월 내놓은 '연세우유 크림빵'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개를 돌파했다. 하루 평균 6만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시간당 2600개, 분당 43개씩 판매된 셈이다. 크림빵 열풍으로 2021년 13.8%였던 CU의 디저트 매출 신장률은 2022년 121%, 올해 1~3월 277%를 기록했다. CU는 작년 말부터 '고대빵'도 선보여 연세대와 고려대의 편의점 빵 경쟁까지 일으켰다. 올해 1~2월 빵 제품 매출 판매량 상위 지역을 살펴보니 고대빵은 안암동·제기동, 연세빵은 신촌동·연희동에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연세대·고려대 인근 지역이다.

2021년 4월 고급 빵 브랜드 '브레다움'을 내놓은 세븐일레븐은 당시 4종이었던 고급 빵 종류를 20종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 '제주우유 생크림빵'을 출시해 두 달 만에 100만개 이상 팔았고, 2월에는 '제주우유 쿠키앤크림빵'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봄 시즌을 맞아 오는 15일에는 팬시 브랜드 '뽐뽐 스튜디오'의 인기 캐릭터 '뽐뽐'을 활용한 '뽐뽐도넛딸기생크림'을 단독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갈수록 경쟁 불붙는다

이마트24도 올해 상반기 안에 빵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로써 편의점 4사의 고급 빵·디저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는 전국 가맹점 경영주에게 올해 상품 전략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8~10일 연 상품 전시회 '딜리셔스 페스티벌'에서 신세계푸드의 프렌치 베이커리 브랜드 '르쎄떼'를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이번 행사에서 르쎄떼의 소금빵, 아몬드 크루아상, 탕종식빵을 소개했다. 상반기 내에 직영점에서 테스트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빵을 확인하고, 향후 가맹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고자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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