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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거품 빼라] (上) 기본기도 투지도 잃었다

    도쿄=김상윤 기자 박강현 기자

    발행일 : 2023.03.13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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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넷 남발 투수, 구멍난 수비… 프로 맞나요?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결과는 필연적이다."(MLB 관계자, 한국이 일본에 4대13으로 진 뒤 아사히신문 계열 아에라닷과 인터뷰에서)

    한국 야구가 6년 만에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졸전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와 일본을 상대로 개막 2연패를 하는 동안 프로라고 하기 민망한 장면이 속출했다. 선수들은 기본기가 실종된 플레이를 거듭했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마다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지 못해 쩔쩔맸다.

    한국은 12일 체코를 7대3으로 눌러 8강 진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팬들의 마음은 이미 차갑게 식었다. 이날 포털사이트 중계에서 응원 클릭 수는 체코(약 750만)가 한국(약 325만)의 두 배 이상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도 거의 대부분 비판 일색이었다.

    ◇"호주에 지다니 충격" "한일전 보며 창피"

    한국은 4대13 참패 수모를 겪은 일본전에 5회부터 7회 2사까지 곽빈, 정철원, 김윤식, 김원중, 정우영, 구창모, 이의리 등 7명의 투수가 2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 5볼넷 1사구를 내주며 8실점했다. 4-6으로 알 수 없던 승부가 한순간 기울었다. 투수들이 제대로 승부 한번 걸어보지 못하고 얻어맞자 야구계에선 "전력에서 일본에 밀리는 건 알지만,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는 말이 나왔다. 양상문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이 WBC에서 볼넷을 남발하고 밀어내기로 점수를 내주며 지는 걸 보고 시청자들도 창피했을 것"이라며 "다음 대회에서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8강 분수령이었던 9일 호주전에선 3점 홈런 두 방을 얻어맞은 게 뼈아팠다. 4-2로 앞선 7회초 소형준의 피안타·사구와 김원중의 피홈런으로 4-5로 역전당했고, 8회초엔 양현종이 안타·2루타에 이어 3점 홈런을 얻어맞아 4-8이 돼 승기가 넘어갔다. 김인식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호주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우리가 질 수는 없는 멤버인데, 지고 나니 쇼크가 컸다"며 "일본전은 투수 10명이 나왔다. 투수들을 무슨 선을 보일 일이라도 있느냐. 우리가 실력이 없는 거다"라고 했다.

    ◇"생각 없는 플레이" "기초도 못 지켜"

    무엇보다 기본기를 잊어버린 듯한 플레이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일본전 7회 1사 1루에선 라스 눗바의 우전 안타 때 우익수 박건우가 중계 플레이 없이 3루로 곧바로 송구했다가 눗바의 2루 진루를 허용했다. 1사 1·3루였을 상황이 1사 2·3루가 됐고, 한국은 결국 2점을 더 내줘 콜드게임 직전까지 갔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중계자에게 송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타자를 2루까지 가게 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 없는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한국 야구가 보여준 악착같은 승리욕, 집중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호주전에선 강백호가 2루타를 친 뒤 베이스를 밟지 않은 채 세리머니를 하다가 아웃당했다. 대주자로 나간 박해민은 3루에서 홈플레이트가 수비 없이 비어 있는 것을 놓쳐 승부를 걸어볼 생각조차 못했다. 김인식 전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공이 어딨는지 찾아보는 건 야구의 기초"라며 "제일 기본인 캐치볼과 뛰는 것, 그리고 마음가짐을 중고등학생 때부터 신경 써서 가르쳐야 한다. 야구를 떠나 근본적으로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뛰는 체코 상대로도 고전

    한국은 심지어 '투잡'을 뛰는 직장인 위주로 구성된 체코를 상대로도 체면을 구겼다. 1회 5점을 냈으나 그 뒤에는 타선이 꽁꽁 묶였고, 김하성의 솔로 홈런 두 방으로 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투수들은 7회 3안타로 2점, 8회 2안타와 몸에 맞는 공, 폭투로 1점을 내줬다. 대표팀 주장인 좌익수 김현수는 7회 실책성 수비로 2타점 2루타를 내줬다가 곧바로 교체당했다. 이강철 감독은 "(8강 가능성을 위해) 최소 실점하려 했는데 마지막 3실점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기고자 : 도쿄=김상윤 기자 박강현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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