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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난 꿈을(보아의 20주년 기념 음반 수록곡 가사) 이뤘죠"… 가장 밝게 빛난 'K팝의 별'

    윤수정 기자

    발행일 : 2023.03.13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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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별' 보아, 올림픽홀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한국인 최초 일본 오리콘 일간·주간 차트 1위 석권,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200 입성, 역대 최연소 가요대상 수상 및 최연소 앨범 판매 1000만장 달성…. 2000년 14세 나이로 데뷔한 후 한 소녀가 짊어져 온 '최초'의 기록들이다. K팝 가수에게도 해외 무대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처음 증명한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36)가 걸어온 길이다.

    11~12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관객 5500여 명과 함께 열린 보아의 20주년 기념 콘서트는 그 기록들을 다시 한번 증명시켰다. 2020년 팬데믹 여파로 3년이나 미뤄진 데뷔 20주년 무대. 12일 오후 4시 "누군가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제가 장식했다는 게 뿌듯하고 감사하다"며 20주년 소감을 밝힌 보아는 목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2시간 30분 동안 22곡을 라이브로 쏟아냈다. 직접 "한 달째 감기가 낫지 않았다"며 관객에게 말할 땐 코맹맹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그럼에도 첫 곡 시작 후 내리 7곡을 격렬한 춤과 라이브로 완창했고,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댄스곡에선 과감하게 내지르는 창법으로 소리의 균형을 맞췄다. 20년 무대 경험의 관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날 집결한 '점핑보아(보아 팬클럽)'의 모습은 남달랐다. 첫 곡 '브리드(Breathe)'의 전주가 들리자 객석에서 전원이 기립했다. 공연 현장뿐 아니라 실황을 중계한 소속사 SM의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 채팅창에는 "보아쨩~" "아이 러브 유~" 등 영어와 일본어 호응들이 끝없이 쏟아졌다. 한국이 세계 음악시장 규모 고작 30위권이던 2001년 15세 나이로 일본에 처음 진출했고, 이듬해부터 정규 1~6집을 모조리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려놓은 보아만이 가능한 호응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보아도 유창한 영어와 일본어로 무대 인사를 전했고,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불렀던 노래 중 하나인 'Merry-Chri'를 일본어 원어 가사로 열창했다. 히트곡 '아틀란티스 소녀(2003년)'를 부를 땐 직접 공연 주최 측이 손으로 끌어주는 수레를 타고 2층 객석 사이를 누벼 관객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은 'SM표 음악의 자존심'이 보아란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넘버1(2002년)' '발렌티(2002년)' '걸스 온 탑(2005년)' 등 보아의 메가 히트곡은 사실 2000년대 초반에 몰려 있다. 관객들이 입을 맞춰 부르는 이른바 '떼창'도 이 곡들에서 가장 크게 터졌다. 보아가 직접 작사·작곡한 '온리 원'·'키스 마이 립스'를 비롯한 최신 곡들 또한 밴드(베이스 김성수, 키보드 신예찬·조성태, 기타 이문기, 퍼커션 이윤혁, 드럼& 밴드마스터 송국정) 편곡을 통해 하드록, 시티팝, 펑크(Funk), 라틴 댄스, 알앤비 등 다장르를 바삐 오갔다. 보아는 '포기브 미'를 부를 땐 직접 일렉기타를 연주해 탄성을 자아냈다.

    보아 음악 경력의 최대 조언자이자 공연마다 참석했던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날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총괄은 1998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보아를 직접 발탁해 데뷔시켰다. 이수만은 과거 "1315(13~15세)에 데뷔시키고 1618(16~18세)에 유명해지는 수순을 거쳐야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기획하고 있었는데 보아가 운명처럼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아는 그를 '쌤'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 보아는 지난 2020년 20주년 기자간담회 때 "(이수만 선생님이) 조력자로 옆에 계시는 게 감사하다. 항상 이렇게 음악을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선 이 전 총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2020년 공개된 다큐에서 SM 관계자들은 보아를 이렇게 평한다. "성실이란 단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 이 다큐에는 밤 11~12시까지 연습을 이어가며 일본 활동을 하던 당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하며 환히 웃는 어린 보아의 모습이 찍혀 있다. "친구를 만나고 어머니가 해주신 밥과 찌개와 김치와 고기랑 그런 것들요." 이날 공연 막바지 보아가 부른 데뷔 20주년 기념 정규 10집 수록곡 '리틀 버드'의 가사에 그 모습이 겹쳐 보였다. "주저앉아 울며 견딘 외로운 시간들/마침내 난 꿈을 이뤘죠/넘어진 만큼 더 높이 뛸 수 있었죠."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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