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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잘 보고 잘 듣고 잘 말하고

    정다정 메타 인스타그램 홍보 상무

    발행일 : 2023.03.13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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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여행을 갔을 때다. 관광 도중 태국인 가이드가 유적지를 설명하는데 한국어가 유창했다. 반가운 마음에 "한국어 참 잘하시네요"라고 한국말로 칭찬을 건넸는데, 정작 그 말은 못 알아들었다. 한국어를 통으로 외워 말하기만 되고 듣기는 안 됐던 모양이다.

    외국어는 늘 어려운 숙제다. 많은 외국계 회사에서 영어는 필수 조건이다. 20년째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나 역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영어를 공부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나는 영어가 모국어인 이들을 만나면 움츠러든다. 미국 출장을 가면 처음 며칠은 눈만 끔벅이고, 3~4일 지나야 귀가 뚫리기 시작하며, 마지막 날 드디어 말문이 트여 자연스레 영어가 입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땐 이미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왜 꼭 돌아갈 때가 되어야만 영어 말하기가 편해질까? 아마도 어쩔 수 없이 입보다는 눈과 귀를 항상 열어 두기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일이다. 그런데 그냥 흘려 듣기만 해선 안 된다. 귀를 기울여 그 사람의 의도, 기분, 욕구를 들어야 한다. 귀만 열어 두는 게 아니라 눈도 열고 마음도 열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주의 깊게 듣고, 말하는 내용에 반응하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물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최근 직장 동료가 승진했다. 그는 내게 직접 자랑하기가 머쓱했는지, 영어 회의 중 지나가듯이 "직급 변경 후 처음 하는 미팅"이라고 말했다. 나는 진의를 못 알아듣고 "아 그래(Really)?"라고만 반응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읽고 "축하해(Congratulations!)"라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 이후 승진 소식을 따로 전해 듣고 축하의 말을 건넸지만 이미 뒤늦은 축하였다. 20년째 영어를 쓰는데도 '경청' 실력은 아직도 부족하다.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잘 들으려 귀를 쫑긋 세우면, 영어를 잘하는 모든 사람이 스승이 된다. 마침 싱가포르 출장 중이다. 듣기를 주로 하며 사흘이 지났으니 말문이 트일 때가 됐다. 오늘도 내게 말 걸어 줄 모든 스승님께 미리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기고자 : 정다정 메타 인스타그램 홍보 상무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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