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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에 헬멧보관함 달았더니… "불법 소지"

    강우량 기자

    발행일 : 2023.03.13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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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안전공단·강원 경찰이 설치
    애매한 킥보드 관련 규제 탓에
    빨라야 7월 안전인증 통과할 듯

    요즘 강원 춘천시 거리를 달리는 유료 전동 킥보드 중에는 다른 지역과 조금 모양이 다른 것들이 있다. 핸들과 몸체, 발판으로 구성된 것은 공통점이지만, 기둥처럼 생긴 몸체에 무게 2㎏가량 되는 흰색 안전모 보관함이 달려 있다<사진>. 지난 2021년 5월부터 안전모를 쓰지 않고 전동 킥보드를 타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칙금 2만원을 매기고 있는데도 안전모 없이 킥보드를 타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한국교통안전공단 강원지사(공단)와 강원경찰청이 작년 12월 킥보드 업체와 손잡고 예산을 투입해 보관함을 단 것이다.

    하지만 9일 본지 취재 결과, 법을 지키라고 만든 안전모 보관함을 붙인 전동 킥보드 역시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아 불법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단과 경찰은 보관함을 개발한 경북대 기술지주회사로부터 보관함을 사서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 S사의 춘천 가맹점에서 운영하는 킥보드 180대에 설치했다. 두 기관이 부담한 예산은 18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법을 지키도록 '좋은 뜻'에서 예산을 들여 장치를 갖췄지만 얼마 후 공단 등은 예기치 못한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안전모 보관함과 전동 킥보드 각각은 국립기술표준원에서 관리하는 안전성 점검 제도인 'KC인증'을 거쳤지만 막상 둘을 합체해 사용할 경우에 대해서는 인증을 받지 않은 것이다. 뒤늦게나마 인증을 거치고 있는데, 이르면 7월에야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결국 법을 어기고 안전모를 쓰지 않는 일을 막고자 내놓은 방법이 또 하나의 불법이 된 셈이다. 킥보드를 안전 인증 없이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은 불법인데, 보관함을 달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S사나 경찰 등은 어쩔 수 없이 춘천 시내에서 이 킥보드가 다니는 걸 계속 허용하고 있다.

    킥보드 업계 등에서는 전동 킥보드라는 새로운 탈것에 대한 기존 규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나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관련 규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 킥보드를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규정하고, 관련 면허를 마련하는 '개인형 이동수단법'이 지난달에야 겨우 상임위를 통과했을 정도로 제도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며 "헬멧을 쓰게 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전동 킥보드 운행 속도를 시속 20㎞ 이하로 낮추는 등 현실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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