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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성형외과도… 도수치료로 실손보험 1조1400억

    선정민 기자

    발행일 : 2023.03.13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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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손보험 지급 2년연속 10조대
    영양제·크림·오다리 교정술 등
    감시 덜한 분야 의료이용 급증

    작년 한 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0조9335억원으로 전년 10조5959억원 대비 3.2% 증가하면서 2년 연속 10조원을 돌파했다. 3년 전인 2019년 8조7531억원보다는 24.9%, 2020년 9조4790억원보다 15.3% 각각 늘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非)급여 의료 이용료와 건보 보장(급여) 내역 중 본인 부담금을 돌려주는 상품. 하지만 지급액이 커지면서 손해가 급증하자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계속 올리고 있다. 실손보험은 전 국민의 80% 가까이 가입해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10대 비급여 등 지급보험금 통계'에 따르면,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실손보험금 지급액 중 작년 한 해 도수(徒手)치료(1조1430억원)와 백내장(7082억원) 2가지에 지급된 보험금만 1조8512억원에 달했다.

    영양제·비타민제 등을 포함한 '비급여 약제' 부문에서도 지급액이 2021년 3498억원에서 작년 4104억원으로 17.3% 많아졌다. 실손보험은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피로 등은 보장하지 않지만, 일부 병·의원에서 '피로 해소 주사' '비타민제' '미용' 등을 내걸며 처방하고 있다. 이명과 섬유근통 등을 앓은 한 60대 부부가 지난 2015~2020년 모두 286일간 입원해 영양제만 1억2500만원어치를 맞은 사례가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피부과에서 피부건조증·화상 치료에 쓰이는 'MD(메디컬 디바이스) 크림' 등 치료 재료 부문도 1년 만에 보험금 지급이 26.4% 늘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증상에 쓰이는 데다 개별 포장돼 얼마든 중고 불법 거래가 가능한 것들이다. 실제 2019년 '제로이드 MD 크림'을 54개 162만원어치 처방받고 중고 온라인 사이트에 되판 30대 남성이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수시로 발라도 최소 2~4주 넘게 쓸 수 있는 약제인데 거의 공짜다 보니, 1~2주 간격으로 통원할 때마다 처방받아서 쌓아두거나 불법 거래하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 신기술 수술에서도 실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작년에 보험금 지급이 10% 증가한 '맘모톰 절제술'은 아주 작은 절개창을 통해 유방 종양을 곧바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일부 병의원에서 시술 횟수를 분할해서, 고가의 비급여 의료비가 반복 청구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즉, 수술할 때마다 보험금이 지급되는 점을 노려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수술을 여러 차례 나눠 했다고 의심된다는 것이다.

    실손보험 악용 사례가 많아 단속이 강화되자 영양제·크림 등 각종 약제와 일부 수술 등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분야에서 의료 이용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오다리 교정술'(2.1%)과 '하지 정맥류'(1.2%) 등에서 실손보험금 지급이 늘어난 게 예다.

    이종성 의원은 "건보 보장률을 높여주겠다던 지난 정부 약속과 달리 비급여 부문까지 비대해지면서 오히려 국민 부담이 늘었다"며 "비급여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보험료 등 전반적인 부담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과다한 의료 이용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보험사들이 의학적 필요성 등을 근거로 들어 일부 항목에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가입자와 분쟁도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 자궁근종 등에 적용하는 초음파 치료 기법 '하이푸'는 지난해 보험금 지급액이 567억원으로 전년 1009억원에서 43.8% 감소했다. 보험사들이 폐경 후 환자 등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작년 6월 대법원이 "백내장 수술은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 입원 치료로 일괄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판결하면서 백내장에 대한 실손보험 지급액도 2021년 9514억원보다 25% 줄었다. 백내장 수술의 경우 만약 6시간 미만 병의원에 머물면서 수술을 받으면 '통원'으로 적용돼 회당 25만원을 넘는 의료비에 대해서는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의료계와 보험 업계에서는 "'의료 보장률을 높인다'는 목표를 내건 '문재인 케어'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면서 전반적으로 '과잉 의료'나 '의료 쇼핑' 행태가 확산된 게 실손보험 영역까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일선 병의원에서 의료 쇼핑객을 상대로 수십 차례 약제를 과잉 처방해주고, 급여 진료에 끼워서 고가 신기술 비급여 수술을 권유하는 등 불법 사례가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과 급여·비급여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항목은 '급여', 보장하지 않으면 '비급여'다. 급여가 적용된 의료 항목 대부분의 의료비는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하며, 일부 금액은 개인이 병의원에 결제한다. 이와 별도로 전액 개인이 결제하는 '비급여' 의료 항목에는 신의료기술, 1인 입원실 이용료 등이 있다. 실손보험은 개인이 결제한 비급여, 급여 중 본인 부담금을 심사를 거쳐 환급해준다.

    [그래픽] 2022년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 보험금 / 연도별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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