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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2차전 日에 4대13 완패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개막 2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홈팀 일본과 벌인 WBC 1라운드 2차전에서 4대13으로 졌다. 4-6으로 시작된 6회말에 5점을 내주며 승부가 급격히 기울었다. 7회말에는 4-13, 9점 차에 2사 만루 위기로 하마터면 콜드게임(7회 이후 10점 차) 패배를 당할 뻔했다. 한국은 일본전 4연패 중이다.

한국은 6년 만에 열린 이번 WBC에서 4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9일 전력이 한 수 아래인 호주에 패배한 데 이어 10일에는 우승 후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한국은 5팀 중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오르는데, 8강 경쟁 상대인 호주와 일본에 모두 져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은 2013년, 2017년 대회에 이어 WBC 3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선취점 냈으나 곧바로 역전

한국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구원 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며 대량 실점해 쓴맛을 봤다. 3-2로 앞선 3회말 무사 2·3루 위기에 구원 등판한 원태인은 오타니 쇼헤이를 자동 고의볼넷으로 내보낸 뒤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1사 만루에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원태인은 5회말에 곤도 겐스케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곽빈에게 마운드를 넘겼는데, 곽빈은 등판하자마자 오타니에게 2루타를 맞았고 결국 희생 플라이로 1실점하며 4-6으로 끌려갔다.

가뜩이나 불안한 불펜진의 방화에 WBC의 '세 타자 의무 상대' 규정이 기름을 부었다. 호주전과 일본전 모두,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제구 난조를 겪거나 구위가 떨어졌는데도 타자 세 명을 상대하기 전까지 교체하지 못했고, 결국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일본전 6회말 무사 3루에 김윤식이 등판해 제구 난조로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는데도, 투수를 바꾸지 못했다. 결국 김윤식은 세 번째 타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강판당했다.

그다음 등판한 김원중도 타자 3명에게 2안타와 희생플라이를 내준뒤 곧바로 교체됐다. 그 다음 나온 정우영이 적시타 한 방을 더 맞고 병살타로 겨우 이닝을 끝냈으나 이미 4-11까지 벌어져 패색이 짙어진 뒤였다.

한국은 양의지의 2점홈런과 이정후의 적시타로 3회 3-0으로 앞서가기도 했다. 하지만 투수진 난조로 역전당한 뒤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3-4로 뒤진 5회초 최정의 안타와 이정후의 2루타로 2사 2·3루로 역전 기회를 잡았으나 박병호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6회 박건우의 솔로 홈런을 1점을 보태는 데 그쳤다.

◇국제대회 부진… 야구 인기에 직격타

한국 야구는 국제무대 부진을 이번 WBC에서도 끊지 못했다. 한국은 2017 WBC에서 1라운드 탈락했고, 2019년 프리미어12 때는 일본에 2연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선 3승 4패로 6팀 중 4위에 그쳐 '노 메달' 수모를 겪었다.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 올림픽 때는 선수 선발에 잡음도 일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여러 고액 연봉 선수들이 실망감을 안겼다. 2022시즌을 앞두고 6년 15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나성범은 KBO 리그 골든글러브를 받았으나 호주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볼넷으로 1루를 밟았을 땐 견제사를 당했다. 4년 103억원 FA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호주전에 구원 등판해 아웃 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하고 홈런을 맞으며 3실점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 번의 FA에서 230억원을 받은 김현수도 일본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픽] WBC B조 2차전(도쿄돔) 기고자 : 도쿄=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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