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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CEO 선임에 반대 입장
검찰은 배임 등 의혹 수사 착수

KT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KT가 정부·여당을 의식해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던 '윤석열 캠프' 특보 출신 인사가 10일 오전 돌연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오후에는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지분 7.79%)이 주총 때 윤경림<사진> 후보자의 CEO 선임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KT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검찰이 시민 단체에서 고발한 구현모 현 KT 대표와 윤 후보자 관련 배임·일감 몰아주기 의혹 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상황이 갈수록 꼬여가는 모양새다.

이날 재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일 "대표이사 선출과 같은 주요 안건에는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대주주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확실시되는 국민연금(지분율 10.35%)과 현대차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라는 것이다. 현대차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KT의 지배 구조 개선과 CEO 선임 과정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현대차도 그 뜻에 공감한다는 의미"라며 "주총 때 표 대결에서 국민연금이 윤 후보자를 반대하면 현대차도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KT 사외이사 후보였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이날 오전 KT 이사회에 후보 사의를 표명했다. 임 고문은 "KT 사외이사뿐 아니라 KDB생명보험 대표로도 추천받은 상태였는데 KDB 쪽 업무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놓고 "KT에 대한 여권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 고문은 재경 관료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경제특보를 지냈다. 이날 KDB생명보험은 그를 신임 대표 후보로 내정했다.

한편 KT는 시민 단체에서 검찰에 고발한 의혹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 자료를 냈다. KT는 특히 '구 대표가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당시 현대차 부사장이던 윤 후보자와 함께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구 대표나 윤 후보자는 관여한 바 없다. 윤 후보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KT에 합류한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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