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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벌써 더워… 새벽에 딴 딸기, 당일 판매해요"

    논산=이태동 기자

    발행일 : 2023.03.10 / 경제 B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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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난화에 맞서는 신선식품 업계… 특수 저장고서 9개월 보관도

    9일 새벽 4시쯤 충남 논산시 연무읍 신화리의 한 시골 마을. 온 동네가 캄캄한 가운데 비닐하우스 한 동에서 미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비닐하우스에선 하늘빛딸기농장을 운영하는 류동진(58)씨가 2kg들이 바구니에 딸기를 채워가고 있었다. 류씨와 그의 아내는 오전 2시 30분에 일어나 비닐하우스에 왔다고 한다. 류씨 부부는 이날 올해 첫 '새벽 딸기'를 수확했다. 류씨는 "일과가 수시간씩 당겨져 힘에 부치지만, 날씨가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어 이렇게 안 하면 질 좋은 딸기를 팔 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 이 시각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13.2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10일 이 지역 최고기온은 24도로 예보돼 이미 초여름 날씨가 시작됐다.

    ◇신선도 유지위해 '새벽 수확, 당일 판매'

    새벽 딸기는 국내 대형 마트들이 딸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내놓은 고민의 산물이다. 일반 딸기는 수확 하루에서 이틀 뒤 마트로 배달되는데, 겨울이 끝나고 기온이 오르면 딸기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물러지는 경우가 많다. 해가 갈수록 3월에 수확하는 딸기 품질이 나빠지자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이 '새벽 수확, 당일 판매'하는 새벽 딸기다. 당일 오전 8시까지 지역 농협에 보내지고, 10~11시 사이 이마트 등 전국 판매처로 직배송된다.

    2010년 이마트 일부 지역 점포에서 자체 운영을 했던 게 새벽 딸기의 시작이었다. 2016년부터는 수도권 지역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롯데마트도 2014년 일부 점포에서 새벽 딸기 판매를 시작해 올해부턴 전 점포에서 새벽 딸기를 판다.

    온난화로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새벽 딸기 수확 시기도 빨라졌다. 롯데마트는 2014년 3월 중순에 새벽 딸기 수확을 시작했으나, 올해엔 2월 23일 시작해 3주 이상 빨라졌다. 딸기를 따는 시간대도 빨라져 2014년엔 오전 5시에 작업을 시작했던 게 지금은 3시 전후가 일반적이다.

    ◇저산소 저장 사과, 뿌리째 파는 채소

    신선식품 업계가 과일·채소·생선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새벽 딸기만 있는 건 아니다.

    롯데마트는 제철인 10~11월 수확한 사과를 최대 9개월 뒤에도 신선하게 팔 수 있도록 CA(Controlled Atmosphere ·기체 환경 조절) 저장고를 활용하고 있다. 폭염 일수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일반 저장 장치가 사과 품질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자 대안으로 쓰는 것이다. CA 저장고는 산소 농도를 2%대로 낮춰 사과가 시드는 현상을 방지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도 일반 저장 상품보다 신선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거봉이나 월동 배추 저장에도 사용된다.

    또 갑작스러운 폭염이나 한파, 이례적으로 긴 장마 등 극단적인 외부 기상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아예 마트 안이나 인근 스마트팜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고객에게 채소 뿌리까지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월 한파가 계속되자 일반 양상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는데, 스마트팜 양상추는 5배 이상 늘었다. 또 일반적으로 채소는 냉장 보관을 해도 4~5일이 지나면 시드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뿌리째로 보관하면 최대 2주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수산물 운송 차량에 '타코미터'라는 자동 온도 측정 장치를 부착해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롯데마트의 경우 체크된 온도가 한 번이라도 0~10도를 벗어나면 수산물을 전량 폐기한다.
    기고자 : 논산=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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