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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유치 해놓고… 세종·충북 "조직위는 우리 동네에"

    김석모 기자 신정훈 기자

    발행일 : 2023.03.10 / 충청/강원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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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세계대학경기대회 앞두고, 첫발부터 '경쟁 과열' 우려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WUG·옛 유니버시아드)'를 공동 유치한 가운데 세종과 충북이 대회 조직위원회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종시와 충북도는 충청권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 종합스포츠대회의 컨트롤타워가 될 조직위를 유치해 대회 운영을 주도하면서 지역을 널리 알릴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자체 간 유치 경쟁 과열로 인해 충청권이 합심해 공동 개최하는 의미가 퇴색되고 지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충북 청주시 청남대에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가 만나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입지 선정을 놓고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세종과 충북이 조직위 유치를 신청했고, 양측 모두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 경쟁이 심화될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지난해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총회를 열고 충청권을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 동안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가 분산 개최된다. 전 세계 150국 선수단 1만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대회 개최지 선정 후 6개월 이내에 출범시켜야 해 조직위 출범을 5월까지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충청권 4개 시·도가 조직위 입지 선정 방식 등을 논의 중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지역을 평가해 결정하는 방식, 각 자치단체장이 협의해 결정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위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세종시와 충북도는 각자 장점을 앞세워 조직위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리적으로 충청권의 중심이고, 대회를 지원할 정부 부처가 세종에 있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세종시에는 세계 각국 선수들이 지낼 메인 선수촌이 마련되고,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폐회식이 열릴 예정이다. 세종시는 조직위 입지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어진동 1곳과 폐회식이 열릴 대평동 종합스포츠타운 인근 2곳 등 민간 건물 3곳을 후보지로 꼽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가 체육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있어 협조를 받기 용이하다"며 "충청권의 중심부에 있어 접근성도 좋은 세종시가 조직위가 들어설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충북도는 청주시 오송읍 KTX오송역 인근을 조직위 후보지로 제안했다. KTX오송역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오송읍에 4개 호텔과 원룸, 아파트 등이 건설 중이라 400여 명의 조직위 직원들이 머물 여건을 갖췄고, 대규모 회의실 등을 갖춘 오송컨벤션센터가 2024년 개관 예정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월 3000만~4000만원에 달할 조직위 사무실 임차료를 충북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에서 먼저 다른 시·도에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를 제안한 만큼 조직위는 충북에 와야 한다"고 했다.

    세종시와 충북도가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대회 운영을 주도하는 조직위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조직위는 대회 운영 종합 계획을 수립해 FISU에 제출하는 등 개최 준비와 대회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400명 이상 근무할 조직위의 규모도 두 지자체가 유치전을 벌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400여 명에 달하는 조직위 직원들이 지역에 머물며 업무를 보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조직위 유치전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지역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도 조직위 유치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시·도 간 경쟁 과열이 지역 갈등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도전 의사를 접었다"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세종시와 충북도가 조속히 합의해 조직위 출범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석모 기자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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