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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NATO 버금가는 핵기획 협의체 만들어야"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발행일 : 2023.03.10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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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안보전문가 3인 본지 기획 좌담회

    한미 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기획 그룹'에 버금가는 새로운 확장 억지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로부터 나왔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과 배리 파블 랜드연구소 국가안보 부문 부회장, 오미연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국학 프로그램 소장 등 3인은 3일(현지 시각) 본지가 기획한 좌담회에서 "(한반도에만 영향을 주는) 국지전은 더 이상 없다"며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고 한국은 수용하는 과거의 개념을 벗어나 한국도 역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통합 억지(integrated deterrence)'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 억지란 미국의 군사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동맹·파트너와 협력해 국력의 모든 수단을 활용하는 개념이다.

    한미 연합사령관(2013~2016년)과 NATO 최고동맹군 사령관(2016~2018년)을 역임한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한미 동맹은 매우 견고한 위기 관리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다. 내 경험을 보면 NATO에선 (핵 억지와 관련해) 더 깊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그런 논의를 한국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상을 통해서 좌담회에 참석한 그는 "억지가 성공적이려면 재래식 전력 측면에서 한국군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세계적 차원의 대응을 생각해 보면 한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책임과 영향을 더 가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이익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했다.

    파블 부회장은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할 테니 동맹이 잘 받아들이기 바란다는 확장 억지 개념은 시대에 좀 뒤처졌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통합 억지' 개념을 토대로 상호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드연구소 겸임연구원인 오미연 소장은 "한미 양국이 '핵 기획' 같은 단어가 들어간 협의체를 만들어 공개적 메시지를 보내면 좋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심각한 핵·미사일 도발을 통해 '북한은 핵 보유국'이란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고 있는데 한미 대통령 간 직속 위원회나 직접 소통 채널을 만들면 북한에 중요한 메시지가 된다"고 제언했다.

    이 좌담회는 지난달 SAIS 한국학 프로그램과 랜드연구소의 확장 억지에 관한 비공개 토론회에 이어서 미국의 군사 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열렸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이나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가 위험성을 감소시켜 주거나 더 나은 억지력을 발휘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전략 자산의) 다양성, 배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의 확장 억지 제공이 북한이 보기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NATO에 전술 핵이 배치돼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환경이 다르고 문제가 다르다"면서 "전술 핵 배치에 뒤따르는 문제가 아주 많다는 얘기도 하고 싶다. 핵 안보와 핵 안전은 분리될 수 없다. 이를 (전술 핵의) 이점과 비교해 보면 (한반도의) 위험을 낮추거나 억지를 강화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동시에 북한이 한국을 공격해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가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느냐는 질문에 파블 부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프리카 식량난을 야기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한미도) 계획을 세울 때보다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 오늘 우리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이 내일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더 이상 국지전이란 없다"며 "한미 동맹 차원에서 (그에 대한) 대화를 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오 소장은 "한국은 북한 문제를 한미 양자 간 이슈로 접근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 문제를 포괄적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도 북한 문제를 글로벌 이슈로 프레임하고 실제 정책도 그렇게 더 맞춰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강제 징용 제3자 변제 방안 발표로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한·미·일이 보다 실질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한·미·일이 다양한 주요 현안에서 협력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어느 정도 중간자적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 미국 안보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미 핵 협력
    기고자 :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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