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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 내정자 첫 인사
지주 임원 11명→7명으로 축소
금융권 ＂충격적인 광폭 인사＂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7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대표 8명 가운데 내부 출신 7명을 전원 교체하고 조직을 슬림화했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이원덕 행장이 임기가 아직 1년 남았지만 물러나기로 하면서 새 얼굴을 찾게 됐다.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파벌 다툼'과 '내부 통제 미흡'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장 직속으로 기업문화혁신 TF(태스크포스)도 신설했다.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취임하기도 전에 지주와 자회사 인사를 '원 샷(one shot)'으로 진행해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낸 것이다. 은행권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광폭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취임 1년 된 이원덕 행장도 용퇴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작년 3월 취임해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가 많이 남아 있어 인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격 사퇴한 것이다. 이 행장은 작년 2월 손태승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발탁한 측근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조직 쇄신에 나선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했다"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우리금융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우리은행장까지 물러나면서 임 내정자의 쇄신 드라이브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후임 은행장은 임 내정자 취임 직후,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분석한 후 적임자를 고르는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우리금융지주는 밝혔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하라는 금융 당국의 지적을 반영해 투명한 절차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임 내정자는 이와 함께 은행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하고, 상생금융부도 만들어 금융 소외 계층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우리금융은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과감한 인사를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신임 회장이 그리고 있는 경영 로드맵에 따라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주는 '전략', 자회사는 '영업'에 집중

임 내정자는 최근 14개 자회사 대표들에게 업무보고를 받은 뒤 "금융지주사와 자회사인 계열사 간 시너지(융합)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고 한다. 조직 혁신의 신호탄이 된 이번 인사에서 임 내정자는 지주를 전략 중심으로 소수 정예화하고, 자회사는 영업 중심으로 개편했다.

11명이었던 지주 임원을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했다. 우리금융지주 임원 감축 차원에서 총괄사장(2명), 수석부사장, 본부장급 회장비서실장도 폐지했다. 지주 전체 인력 20%를 감축했다.

세대 교체를 위해 임원이 아닌 본부장급 2명도 지주 부문장에 발탁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은 지주에 신설되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이 도맡는다.

임기가 만료된 8개 자회사 대표 가운데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을 제외한 전원이 교체됐다. 신임 우리카드 대표에 박완식 은행 개인·기관그룹장, 캐피탈 대표에 조병규 은행 기업그룹장, 우리종합금융 대표에 김응철 은행 외환그룹장, 우리자산신탁 대표에 이종근 지주 경영지원부문 전무,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에 전상욱 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 우리자산운용 대표에 남기천 멀티에셋자산운용대표,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에 김정록 은행 준법감시인이 새로 선임됐다. 차기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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