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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美의 反中 정책, 더 독해질 것"

    이민석 워싱턴 특파원

    발행일 : 2023.03.08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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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현지 시각) 미 보수 정치권 최대 행사인 CPAC(보수정치행동회의) 현장은 온통 중국 이야기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 등 국내 정치보다 반중(反中) 이슈가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 FBI(연방수사국) 국장의 인터뷰 영상을 본 공화당 지지자들이 고성을 질렀다. 연사로 나선 의원들은 중국의 '정찰 풍선' 침입을 두고 소리 높여 "중국에 책임을 묻자"고 했다.

    반면 러시아와 관련된 주제는 이날 실종됐다.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강성파들이 푸틴에게 우호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공화당 분석가는 "이렇게 한목소리로 특정 국가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미국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중국이라는 것이다.

    미 보수만의 분위기가 아니다.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의 반중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민주·공화 양당은 올해 4개의 '중국 청문회'를 초당적으로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경제·군사·첨단 기술 등 전방위 분야에서 중국의 능력을 제한하는 법안을 양당 의원들이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일 하원 외교위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공화당 법안에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로 반대표를 던졌다. 의회에선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이 반중 취지에 반대해서가 아니다. 대통령이 '중국 견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뉘앙스를 주는 정치적 법안엔 호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의회 관계자는 "의견 불일치가 크게 없었던 중국 문제를 두고 양당이 '차별성' '선명성'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화당의 '민주당은 유독 중국에 무르다'는 공세에, 민주당이 다른 대중(對中) 법안을 꺼내면서 대중 법안 및 정책들이 지금보다도 더 독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인플레이션감축법을 두고 한국에서 "동맹을 무시한 것"이란 비판이 터져나왔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해놓고 특정 수준 이상의 이익은 되돌려 받겠다는 반도체법을 두고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더 심하다"고도 한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하는 미국의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고민을 가중시킬 새로운 법안이 당장 내일 통과될 수 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미 의회·정부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도 중·장기 대외 전략도 함께 세워야 한다. 그런데 정쟁에 빠진 우리 정치권에 이런 시급함이 있는가. 동맹국들을 강요해서라도 '반중 연대'에 서도록 만들겠다는 미국의 속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기고자 : 이민석 워싱턴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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