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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아르마딜로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3.03.08 / 특집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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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처럼 딱딱한 갑옷으로 덮여 있지만 파충류 아닌 포유류예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2월이 되면 독특한 봄맞이 행사를 하고 있어요. 아르마딜로를 보면서 봄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알아본다는 건데요. 아르마딜로가 엉금엉금 기어갈 때 날씨가 맑아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봄까지 6주 이상 넘게 남은 것이고, 날이 흐려서 그림자가 안 보이면 봄이 코앞이라는 거예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끼리 우의를 다지고 아르마딜로를 지역 상징 동물로 알리는 거죠.

    아르마딜로는 사람·개와 같은 포유동물인데도 종종 파충류로 오해받는답니다. 머리부터 몸통·꼬리까지 수북한 털 대신 도마뱀의 비늘이나 거북의 등갑을 연상시키는 딱딱한 갑옷으로 덮여 있거든요. 이 갑옷은 사실 피부가 변형돼 만들어진 거랍니다. 아르마딜로라는 이름도 스페인 말로 '갑옷을 입은 작은 동물'이라는 뜻이래요. 그런데 목 주변과 배에는 털이 삐쭉삐쭉 나 있고, 갑옷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짧은 털이 듬성듬성 나 있답니다. 미국 남부부터 중앙아메리카를 지나 남아메리카에 이르는 지역에, 크기도 생김새도 제각각인 아르마딜로 20종이 살고 있는데요.

    어떤 아르마딜로는 몸통 한가운데 갑옷이 마치 띠를 두른 듯한 무늬를 하고 있어요. 그 띠의 개수에 따라 이름을 붙이기도 했죠. 그래서 세띠아르마딜로·여섯띠아르마딜로·일곱띠아르마딜로·아홉띠아르마딜로 등이 있답니다. 가장 큰 종류인 왕아르마딜로는 머리 몸통 길이가 1m까지 자라고 앞발 가운데 발톱이 유독 크답니다. 가장 작은 아르마딜로인 애기아르마딜로는 다 자라봤자 머리 몸통 길이가 고작 15㎝고요. 분홍색 갑옷 아래에는 하얀 털이 수북하게 돋아 있답니다.

    과학자들은 아르마딜로가 개미핥기·나무늘보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친척이라고 말해요. 실제로 아르마딜로가 가장 즐겨 먹는 건 곤충 및 애벌레와 지렁이고, 길고 끈적끈적한 혀를 쑥 내밀어서 잡은 뒤 입속으로 빨아들여요. 먹는 방법이 개미핥기를 아주 빼닮았죠. 아르마딜로는 작은 벌레들에게는 무서운 천적(天敵·특정 생물을 죽이거나 먹잇감으로 삼는 생물)이지만, 한편으로 재규어나 퓨마 같은 맹수들의 먹잇감이기도 해요. 딱딱한 갑옷은 천적에게 당하지 않도록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데, 어떤 아르마딜로는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해요. 몸을 둥글게 말아서 연약한 배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거죠.

    아르마딜로는 대부분 야행성으로 기온이 높은 낮에는 나무 구멍이나 흙구덩이 속에서 쉬고 있다가 밤이 되면 나와서 먹이 활동을 하죠. 요즘 아르마딜로의 가장 무서운 천적은 맹수가 아니라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래요. 숲 사이로 도로가 많이 놓이면서 길을 건너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고기를 얻고 갑옷으로는 장신구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아르마딜로를 마구 잡기도 해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요.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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