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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지나친 자기 관리도 病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발행일 : 2023.03.08 / 문화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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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 철저한 저탄수화물, 저칼로리 식이와 많은 양의 유산소 운동을 유지한 결과 이른바 당 수치라는 '당화혈색소'는 많이 좋아졌지만, 체중이 상당히 빠지면서 전신 쇠약과 근 감소증이 생겨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많다.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체중이나 혈압, 혈당과 같은 지표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물론 영양 과잉이나 운동 부족이 당뇨병과 비만을 비롯한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며, 대사 질환에 대한 일차적 치료가 전반적 생활 습관 개선임은 맞는다. 하지만 노년층 중 체형이 비교적 마른 사람이 쉽사리 체중이 줄면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하기 쉽다. 처음에는 당 수치가 좋아지는 듯싶어도 근 손실이 진행되면 질병과 관련된 여러 인자가 다시 악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뼈 밀도가 낮아지고 신체 기능과 소화, 배변, 배뇨를 비롯한 일상생활 기능이 나빠지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세상에는 부차적 지표를 궁극적 목표로 오해하고, 주객이 전도된 방향으로 목표를 좇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숫자 목표에 맞추느라 기업이나 조직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펀더멘털에 생긴 악영향은 낡은 송전 설비로 큰 산불을 야기하거나, 잘못 설계된 비행기의 연쇄적 추락과 같은 결과를 빚기도 한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는 것이다.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떤 일이 일으킬 다음 단계의 파급 효과까지 내다보는 종합적, 이차적 사고의 지혜가 필요하다.

    한두 가지 지표를 맞추기보다는 균형 잡힌 신체 활동을 하거나, 가공 곡물 또는 단순당을 피하는 자연스러운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스러운 식사와 신체 활동이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체중을 재지 않았는데도 체형이 좋아지고, 나아가 삶의 질이 좋아진다. 최상의 덕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엇을 위하여 하는 것도 없다'는 노자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기고자 :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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