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장외투쟁 나서는 野 "기부금 내는 기업, 친일 낙인찍힐것"

    양승식 기자 주형식 기자

    발행일 : 2023.03.08 / 종합 A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사법리스크 커진 민주
    대대적 반일몰이 시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정부의 일제 징용 배상 해법 발표를 '계묘늑약'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예정에 없던 '강제 동원 정부 해법 규탄 긴급 시국 선언'에 참석하고 트위터를 통해 참여를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당 내분과 사법 리스크를 '반일 장외투쟁'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징용 재단에 출연금을 낼 국내 기업을 "친일 기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한일 관계를 방치해 놓고 또 죽창가만 부른다"며 민주당의 반일 몰이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배상은 일본의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외교적 패착이자 국치"라며 "국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늑약'과 진배없다"고 했다. 올해가 계묘(癸卯)년임을 감안해 윤석열 정부의 징용 해법을 1905년 을사늑약에 비유한 것이다. 이 대표는 회의 전 트위터로 장외투쟁도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역사와 정의를 배신했고, 국민은 이 굴욕적인 배상안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국회로 모여달라"고 했다. 트위터 독려 4시간 뒤 열린 집회에선 "과거에 잘못된 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강제 동원 피해 생존자들과 시민 단체, 민주당·정의당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참석 의원은 주로 지도부와 친명계였고, 비명계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우리 기업의 주머니를 털어 일본 정부의 죗값을 대신 갚겠다고 한다"며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출연금을 내는 순간 그 기업은 친일 기업으로 역사에 낙인찍힐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배상 방안은 징용 재단이 포스코 등 한국 기업의 출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에게 배상하는 내용이 골자인데, 재단에 돈을 낼 기업들을 '친일 기업'이라고 미리 낙인찍은 것이다. 포스코가 재단 출연에 참여하는 것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징용 배상금으로 만든 기업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반일 몰이를 계기로 장외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는 10일 경기도에서 장외 여론전인 '경청 투어'를 재개하고, 시민 단체가 주도하는 11일 서울시청 앞 시위 참석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일 몰이를 '죽창가 타령'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다수 국민은 더 이상 민주당의 '죽창가 타령'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도 "이번 정부 협상이 굴욕이라면 지난 5년간 민주당은 외교적 승리를 위해 무엇을 했나"라며 "반일 정서를 국내 정치에 이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에선 이날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 사태 후폭풍이 계속됐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바닥 민심은 이재명 동정론이 확산되는 추세"라며 "당내에서 이런 민심을 잘 헤아리면 이재명 사퇴론이 줄어들고 이재명을 지키자는 흐름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중진들이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위기에 자기 정치를 하려고 절제 없는 발언을 하는 일부 중진은 유감"이라고 했다.

    반면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 10여 명은 이날 체포동의안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만찬을 갖고 당 진로를 논의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다음 주에 '대선 1년, 대한민국과 민주당'을 주제로 공식 세미나를 하기로 했다"며 "체포동의안 처리 이후 당 지도부가 타결책이든 무엇이든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또 다른 참석 의원은 지도부가 제안한 '당직 의원 교체' 방안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 사퇴가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얘기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아보지 않고 리더십이 생기겠는가 고민하는 의원이 조금 있다"며 "드러난 숫자보다는 고민하는 의원이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주형식 기자
    본문자수 : 201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