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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없는 녹색 아이디어들은 맹렬하게 잠을 잔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의 대표작 '생성문법론'(1957)에서 소개된 문장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이론을 통해 20세기 언어학에 큰 영향을 주었던 촘스키는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아무 의미 없는 글도 문법적으로는 완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언어란 무엇일까? 동물도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물론 동물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단순한 소통은 언어가 아니다. 한정된 기호를 조합해 무한에 가까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문법'이 필요하다. 대부분 언어학자들이 우리 인간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문법은 어떻게 배우는 걸까? 우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이미 문법적으로 옳은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발달심리학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부모들은 자라는 아이의 문장을 매번 고쳐주거나 정확한 문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더구나 수학자 마크 골드는 '한계에서의 언어 식별'(1967)이라는 논문에서 단순한 경험을 통해 습득 가능한 문법을 가진 언어는 매우 한정적이라고 증명한 바 있다. 인지언어학자들은 그렇기에 우리가 문법을 습득할 수 있는 진정한 이유는 선천적 뇌구조를 통해 자연어 문법의 규칙이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촘스키와 핑커의 가설이 정확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언어의 구체적인 문법과 규칙을 가르쳐 주지도, 설명해 주지도 않았지만 챗GPT는 초거대 스케일 문장들의 학습만을 통해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문맥적으로도 그럴듯한 거짓 역시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단순히 문법과 문맥만이 아닌, 참과 거짓까지 구분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필요한 이유다. 기고자 :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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