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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에 이의 신청땐 합의 무효

정부가 6일 발표한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은 근로시간 제도를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회사 측과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누가 근로자 대표가 되며, 권한과 책무가 무엇인지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정하는 근로기준법에 근로자 대표 선출 방식을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먼저 회사 근로자 절반 이상이 가입한 노조가 있다면 이 노조가 근로자 대표가 되며, 없다면 현행 근로자참여법상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근로자 대표가 된다. 근로자 위원도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가 참여하는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통해 근로자 대표를 선출하도록 한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근로자 대표의 선출이 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과반수 노조나 노사협의회가 없는 직장에서는 회사 측이 임의로 근로자 대표를 세워 근로조건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근로자 대표 선출 절차가 엄격히 규정되면 이런 꼼수는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과반수 노조가 소수 직종·직군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회사와 일방적으로 합의하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지금은 한 회사 내에서 숫자가 많은 직종·직군의 근로자들이 노조를 장악해 자신들 직종·직군에만 유리하고 소수 직종·직군에는 불리한 근로조건을 근로자 대표 자격으로 회사 측과 합의하는 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주로 생산직 근로자 위주 노조가 숫자가 적은 사무직·연구직들의 입장은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정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앞으로는 근로자 대표라고 하더라도 특정 직종·직군에만 적용되는 근로조건은 그 직종·직군이 반대하는 경우엔 합의할 수 없게 된다. 만약 근로자 대표가 이런 합의를 회사 측과 했다면, 특정 직종·직군 근로자 과반수가 뜻을 모아 노동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가 신청을 받아들이면 기존 합의는 무효가 되고, 해당 직종·직군 근로자들이 회사 측과 직접 근로조건을 합의할 수 있게 된다. 기고자 :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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