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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톡] 변리사들 뭉쳐 "특허청장 물러나라, 산자부 감독 받겠다"… 무슨 일?

    곽수근 기자

    발행일 : 2023.03.06 / 경제 B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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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변리사회 소속 변리사 400여 명이 지난 3일 특허청 서울사무소 앞에서 이인실 특허청장 사퇴와 특허청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감독 기관 변경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변리사회가 지도·감독 기관의 수장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다른 기관의 감독을 받겠다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발단은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변리사법 개정안'에 대한 특허청장의 태도 변화입니다. 소관 부처가 특허청인 이 법안은 변호사만 특허 침해 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기존 변리사법을 개정해, 소송 당사자가 원하면 변리사도 공동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법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자는 취지입니다.

    변리사 공동대리를 허용하는 법안은 2006년 첫 발의 후 17~20대 국회에서 빠짐없이 발의됐지만, 본회의 상정조차 못 해보고 매번 상임위나 법사위에서 폐기됐습니다. 과기·산업 관련 단체들은 "변호사 단독으로는 복잡한 기술에 대한 특허 분쟁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어려워, 변리사 공동대리는 기업들이 산업재산권 침해로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을 최소한의 장치"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특허청장이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돌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국민의 모든 의견에 좀 더 간극이 없게 하고, 과기·산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등 모호한 답변을 되풀이하며 끝내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5월 취임사를 통해 "변리사의 공동대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비롯해 줄곧 변리사 공동대리를 지지해 왔는데, 정작 법사위에서는 답변을 회피한 것입니다. 이에 일부 법사위원이 "법안 통과 필요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할 특허청장이 죽인지 밥인지 모르게 말하면 법사위를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것이냐"며 황당해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법안이 내년 21대 국회 임기 만료 때까지 법사위에 머물다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기·산업계는 허탈해하는 분위기입니다. 논란이 되자 지난 3일 특허청은 "이번 법안은 특허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법안"이라며 "변호사·변리사 직역 간 갈등 구도는 법안의 취지와 본질을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뒤늦게 내놓은 해명도 죽인지 밥인지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고자 : 곽수근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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