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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반도체법, 삼성만 좋다고?

    홍준기 경제부 기자

    발행일 : 2023.03.06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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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와 달리 상장된 주식을 1주 단위로 살 수 있다. 중국 증시에서는 100주, 홍콩 증시에서는 종목에 따라 10~10만주 단위로 주식을 살 수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10~100주 단위로만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6만1300원인 삼성전자 주식을 100주 단위로만 살 수 있다면 최소 613만원이 있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액 투자가 가능해진 것은 개인 투자자도 기업의 주인(주주)이 될 수 있고, 기업이 이뤄낸 성과를 배당 등으로 나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덕분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개인 소액 주주는 579만명까지 불어났다. 2019년 말(56만명)의 10배 넘는 수준인데, 심지어 작년 9월(602만명)에 비해선 줄어든 숫자다. 이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전체 주식의 18.4%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받는 삼성전자 우선주의 개인 소액 주주도 작년 말 기준 137만명이었다. 비록 소액 주주지만 삼성전자가 좋은 성과를 내면 이들은 배당을 더 받을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국민들은 다른 방식으로도 삼성전자를 소유하고 있다.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통해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기준 삼성전자 주식의 7.7%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4억6000만주의 가치는 최근 주가 기준 28조1000억원 정도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선 아무도 소액 주주나 국민연금을 삼성전자의 '주인'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8%에서 15%로 올려주는 내용의 법안에 대해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비난만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반도체 기업 중 거의 90%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그리고 SK하이닉스에 대한 특혜"라고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영선 의원도 "세액공제 해주는 것만큼은 국민이 낸 세금, 국가의 지분이니 나중에 이익이 나면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성장하면 5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나 국민연금도 이익을 보는 것은 기업의 '국민'에 대한 기여가 아닌가.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품목이다. 또한 자동차나 전자 제품에 첨단 기능이 추가되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이 아예 '반도체법'을 만들어 밀어주는 이유다. 다만 이런 '거창한' 이유를 떠나서 기업의 성장이 소수 최대 주주들의 이익뿐 아니라 수많은 소액 주주의 이익으로도 연결된다는 점은 정부나 국회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기고자 : 홍준기 경제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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