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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개구리발톱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발행일 : 2023.03.06 / 특집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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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로 갈라진 잎자루에서 작은 잎이 다시 3개로 갈라진대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인 경칩(驚蟄)이 되면 개구리가 깨어나 알을 낳는다고 하죠. 경칩이 되면 떠오르는 대표적 동물인 '개구리'가 이름에 들어가고, 이맘때쯤 꽃도 피우는 식물이 있어요. 바로 '개구리발톱'이에요. 이 식물 이름 유래는 잎이나 열매 모양을 개구리 물갈퀴에 비유한 것이라 추정돼요.

    개구리발톱은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2년 이상 겨울을 이겨내고 생존하는 식물)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주로 볼 수 있어요. 땅속에 통통한 덩이줄기가 있고 줄기는 15~30㎝ 정도로 곧게 자라요.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잎자루(줄기 마디에 잎을 부착시키는 곳)가 길고 3개로 갈라지고, 작은 잎들은 다시 2~3개로 갈라져요. 잎 앞면은 녹색 바탕에 흰색 무늬가 있고 뒷면은 보통 자줏빛이죠. 줄기에서 나는 잎은 뿌리잎보다 작고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잎자루는 짧아져요.

    봄이 오면 줄기 끝에 연한 분홍빛이 도는 흰색 꽃이 피며, 제주도에서는 2월부터 꽃 소식이 들려오기도 해요. 꽃은 꽃자루가 아래로 구부러져 밑을 향해 피는데요. 꽃잎이 활짝 벌어지지 않고 지름이 4~5㎜ 정도로 아주 작아 허리를 숙이고 자세히 보아야 꽃을 감상할 수 있어요. 흰색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 변형된 거예요. 그럼 진짜 꽃잎은 어떤 걸까요? 꽃 가운데 수술과 암술을 둥글게 감싸는 연노랑색 부분이 진짜 꽃잎이에요. 꽃잎 밑부분은 통처럼 되어 있고, 짧은 꽃뿔(자루 모양 돌기)이 있답니다. 열매는 3~5개로 갈라진 별 모양으로 달리고, 익으면 활짝 벌어져 주름이 있는 흑갈색 씨앗이 드러나요.

    개구리발톱은 땅속에서 꽃 피울 준비를 마치고 기온이 올라간다 싶으면 잎이 돋고 꽃을 피웁니다. 아마도 봄이 오는 것을 미리 아는 것 같아요. 개구리발톱처럼 생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에 따라 꽃피는 시기 등 활동 변화, 분포 지역, 개체군 크기 변화 등이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하여 정부에서 지정해 지속적으로 조사·관리하는 생물종을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라고 해요. 이들 지표종의 꾸준한 관찰을 통해 한반도의 기후 변화와 생태 변화를 예측하고 계절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죠. 개구리발톱도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매년 꽃피는 시기가 조금씩 빨라지거나 분포 지역이 북쪽으로 점점 확대될지도 몰라요.

    개구리발톱은 개구리망, 섬향수꽃으로도 불리며, 한방에서는 전초를 천규(天葵), 덩이뿌리는 천규자(天葵子)라 하여 소변불리(소변량이 줄거나 잘 나오지 않는 병), 요로결석 등 비뇨기 질환 치료에 주로 사용한다고 해요. 민간에서는 뱀이나 벌레 등에 물렸을 때 찧어서 상처에 붙였다고 해요.
    기고자 :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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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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