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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 당 아닌 국민이 뽑아야"

    인터뷰=정우상 정치부장 양승식 기자

    발행일 : 2023.03.06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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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표 국회의장 본지와 인터뷰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본지와 만나 현 정치 상황을 '무능·불능의 정치' '실종의 정치'로 규정했다. 김 의장은 "국가의 중차대한 과제인 반도체법 같은 걸 정쟁으로 미루는 게 말이 되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치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런 정치는 한두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바꿔 먹는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선거구제 개편과 비례대표 증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선거제 개혁을 강조했다.

    ―선거제도 개혁 방안이 뭔가.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시스템대로라면 국민의힘은 완전히 검사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단체와 민변 출신으로 비례대표를 채우게 된다. 지금 비례대표 제도는 사실상 양당 진영의 '핵심 전사'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지금 유권자는 정당에 투표할 뿐이고 정당이 정한 순서대로 비례대표가 결정되는데, 이걸 바꿔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제출하면 유권자가 투표를 통해 직접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지역구를 20~30석 줄이고 지역을 대표하는 비례대표(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늘려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반대한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선거구 크기를 늘리고 숫자를 줄이는 대신, 한 지역구에서 3~5명씩 뽑는 식으로 선거제를 개편하면 25석 정도는 무리 없이 줄일 수 있다. 선거제 개혁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초당적 정치개혁모임'에 참여 중인 여야 의원이 143명에 달하고, 개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300명 의원 전원이 안건 심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전원위원회'도 추진하고 있다."

    ―의원 정수를 50명 늘리자는 것이 의장 생각인가.

    "개헌자문위의 여러 안 중 하나로 최종 선택지가 아니다. 의원 정수를 유지한 채 선거제를 개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지역구 의원들이 반대할 경우 비례 증원 때문에 의원 정수가 늘어날 수 있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면 국민이 동의하겠나.

    "지역구를 10석 정도 줄이고, 전체 의석수를 10석 늘리는 방법도 있다. 그 대신 인건비는 동결해야 한다. 300명이 일하는 봉급을 310명이 받는 정도의 희생은 해야 되지 않나."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에선 유튜버들·태극기 부대가, 진보에선 개딸들이 난리를 치니까 제대로 된 대화와 토론이 성립할 수가 없다. (개딸들은) 내가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니까 나를 좌표 찍고 공격하더라. 나보고 '그렇게 (국회의원) 오래 해먹었으면 됐지, 의원내각제 만들어서 더 해먹으려고 그러냐'고 한다."

    ―근본적인 정치 대립 해결 방안은.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의 승자만 뽑는 소선거구제는 상대를 무조건 쓰러뜨려야 하니 극한의 대립 정치 문화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13~21대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의 사표(死票) 비율이 49.9%로 유권자 표심의 절반은 무효가 된다. 국민의 의사와 선거 결과가 다르니 국민 전체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 서로의 지지층만 묶어 한 표만 이기면 되니 국회를 국민 전체가 아닌 각 진영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는 선전장으로 쓰려고만 한다."

    ―여야가 국회를 어떻게 선전장으로 쓰고 있나.

    "민주당의 양곡관리법은 내가 보기에 참 딱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1호' 선언을 해놓은 상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허공에 대고 주먹질하는 것과 같다. 법안이 거부되면 입법권의 권위가 무너지고, 진영의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전으로만 쓰이게 된다.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역시 국민의힘이 절대 안 하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자식 100여 명이 숨졌는데 어디선가는 한을 끊어 줘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과 야당 대표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소통할 의지는 분명히 있다.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재명 대표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 때문에 못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양자 회동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면, 대통령 순방 성과 공유 등 계기를 만들어 여야 모든 정당 대표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통령과 여당에 제안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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