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13년만에 총리 출신 회장 선출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대신 '협력적 파트너'라고 칭하며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를 보내자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한의원연맹이 신임 회장에 중도 성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전 총리를 선출했다. 일한의원연맹은 일본 정치권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한 주요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으로, 총리 출신의 스가 회장과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 간의 막후 파이프라인이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한의원연맹은 3일 간부 회의를 열고 스가 전 총리가 신임 회장을 맡고 우익 성향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은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본지 2월 25일 자 A14면〉 스가 전 총리는 이 회의에서 "한국은 경제와 안전보장 면에서 아주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한일 양국의 우호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일한의원연맹의 회장에 총리 경험자가 취임한 것은 후쿠다 다케오, 다케시타 노보루, 모리 요시로 전 총리에 이어 네 번째다. 2010년 회장에서 물러난 모리 전 총리 이후에 13년 만의 총리 경험자 취임이기도 하다. 스가 전 총리가 회장에 선출된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자 일본 정치권에서도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총리 출신 중량급 정치인이 맡아서 호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있다. 일한의원연맹은 문재인-아베 신조 전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최악이 됐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익 성향의 누카가 회장은 강경한 목소리만 낼 뿐, 관계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지만, 우익 성향은 아니다. 스가는 특히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일 대사로 근무할 당시 한 살 위인 그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이 전 실장을 존경하는 의미로 '선생(先生)'으로 부르며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가 맺어질 때까지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고자 : 도쿄=성호철 특파원
본문자수 : 95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