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Cover Story] 세계 각국 '플라스틱 일회용품' 강력 규제

    성유진 기자

    발행일 : 2023.03.03 / W-BIZ B7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코로나 뒤 2배가 된 일회용품 쓰레기와 전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맥도널드 매장에선 요즘 감자튀김이 다회용기에 담겨 나온다. 모양은 기존 빨간색 용기와 똑같지만, 코팅 종이 대신 플라스틱·고무 같은 소재로 만들어 세척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음료나 치킨너깃을 담는 용기도 종이 대신 유리컵이나 플라스틱 접시 같은 다회용기로 교체했다. 프랑스 정부가 올해부터 20석 이상을 갖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회용 식기류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나타난 풍경이다. 맥도널드·버거킹 등 주요 업체들은 최대 1만5000유로(약 21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피하기 위해 식기세척기 구입, 직원 교육 같은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프랑스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전국 3만여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나오는 연간 15만t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인류가 방역에 몰두하는 사이 '쓰레기와의 전쟁'에 비상이 걸렸다. 네이처리뷰 지구환경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19년 약 4억t이던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2020년 최소 두 배로 늘었다. 마스크 착용이나 음식 포장, 온라인 배송 등의 증가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 탓이다. 지난 몇 년간 쓰레기 문제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각국 정부는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전환하자 다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규제 칼날을 뽑아들고 있다. 기업들은 날로 강화되는 규제에 적응하느라 분투하는 한편, 환경 변화에서 생겨날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본격화하는 일회용품 규제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은 작년 4월 점포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수저와 포크 디자인을 바꿨다. 전체 길이를 1㎝가량 짧게 만들고 손잡이 부분에는 구멍을 뚫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10~14%가량 줄였다. 플라스틱 수저 대신 나무 숟가락도 비치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5t 이상 플라스틱 제품을 제공하는 업체에 사용량 감축을 요구하는 법이 시행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또다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는 식물성 원료를 배합한 제품이나 생분해성 제품을 도입했고, 호텔 체인 수퍼호텔은 객실 내 일회용 비품 비치를 중단했다. 일본은 2020년에야 비닐봉투 유료화 제도가 도입됐을 만큼 플라스틱 감축 노력에 뒤처져 있었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에 제한을 두는 국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로 잠시 미뤄뒀던 규제가 다시 강화되는 분위기다. 캐나다는 작년 말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봉지·식기·포장용기·빨대 등의 제조·수입을 금지했고, 올 연말부터는 판매도 금지하기로 했다. 당초 재작년 시행 예정이었다가 코로나 여파로 1년간의 유예 기간을 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2월 코로나 확산과 함께 잠시 중단됐던 카페·식당에서의 일회용컵 금지 제도가 작년 4월 재개됐고, 11월에는 규제 물품이 확대됐다. 인도는 작년 7월 컵과 빨대, 아이스크림 막대 등 19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생산·수입·판매를 막았고, 대만은 올해 7월부터 호텔에서 일회용 세면 도구를 기본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나선 나라도 있다. 독일은 올해부터 소규모 점포를 제외한 식당·카페에서 손님이 포장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 선택지를 주도록 의무화했다. 손님이 원하면 보증금을 일부 받고 매장에 마련된 다회용기에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FC 같은 일부 업체는 다회용기 관련 스타트업인 바이탈과 계약을 맺고 다른 매장이나 전용 수거함에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손님은 바이탈 앱을 내려받아 음식을 주문하고 이후 이 서비스에 가입한 매장 어디에서나 식기를 반납할 수 있다.

    강화되는 규제에 맞춰 기업들도 쓰레기를 줄일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미국에선 최근 6팩짜리 음료 제품을 묶는 데 쓰던 플라스틱 고리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미국 맥주 브랜드 쿠어스라이트는 작년부터 플라스틱 대신 판지로 만든 고리를 사용하고 있고, 또 다른 맥주 브랜드인 코로나는 보릿짚을 활용한 포장재를 선보였다.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는 면도기를 감싸는 내부 포장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골판지로 바꿨다. 덴마크 완구 업체 레고 역시 블록을 담는 속 비닐봉지를 종이 봉투로 전환하며 "앞으로 3년간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했다. 코카콜라는 작년 8월 북미 지역에서 출시되는 '스프라이트'의 페트병 색깔을 녹색에서 투명색으로 바꿨다. 출시 당시부터 60년 넘게 녹색병을 유지해왔는데,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페트병 색깔을 전면 교체한 것이다.

    [그래픽] 전세계 폐기물 발생량

    ▶B9면에 계속
    기고자 : 성유진 기자
    본문자수 : 233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