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후보 4명 놓고 이번엔 與 반발… 갈수록 꼬이는 KT대표 선임

    김봉기 기자

    발행일 : 2023.03.03 / 경제 B2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이사회, 내부출신만 선정하자 국민의힘 "그들만의 리그"

    KT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KT 이사회는 33명의 사내·외 후보들을 상대로 인선 자문단의 검증 작업을 거쳐 여권발(發)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외부 인사들을 모두 뺀 KT 출신 전·현직 인사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철저히 내부인들만 통과시켜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내면서 KT CEO 선정은 갈수록 꼬이는 상황이다.

    ◇그동안 무슨 일이?

    KT 차기 CEO 자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구현모 현 대표가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구 대표는 재임 기간 호(好)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하려 했지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KT를 겨냥해 "지배 구조에 문제가 많다" "(내부) 규정이나 후계자 양성이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원칙으로 정립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구 대표는 그해 12월 13일 자신에게 '연임 적격' 결정을 내린 이사회에 '복수 후보 경선'을 요청했다. 원래 KT 이사회 규정에는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현직 CEO가 이사회 '적격' 결과를 받으면 다른 후보 공모 없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도록 돼 있지만, 국민연금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경선 방식을 택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사외 인사 14명과 구 대표를 포함한 사내 인사 13명 등 총 27명을 상대로 총 7차례 심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12월 28일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다시 결정했다. 하지만 외부 후보들을 공개 모집한 것이 아니라 이사진과 주요 헤드헌팅 업체들로부터 추천받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연금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또 한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KT나 포스코처럼)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지배 구조를 구성하는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KT는 지난달 9일 이전 결과를 백지화하고 차기 CEO 후보 선정을 후보 공개 모집 방식으로 다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는 재신청했다가 결국 연임 도전 포기를 선언하고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번에 KT 이사회는 투명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외부 자문단으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에서 사내·외 공모 후보 33명을 검증토록 했다.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전 공학한림원 원장), 김주현 김&장 변호사(전 법무부 차관), 신성철 과학기술협력대사(전 KAIST 총장),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 등 인선 자문단 명단도 공개했다. KT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서 박윤영 전 사장, 신수정 부사장, 윤경림 사장, 임헌문 전 사장 등 전·현직 KT 임원 4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오는 7일 이들 4명을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與 의원들이 비판 나선 이유는

    하지만 이번엔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 8명 중 5명(박성중·김영식·윤두현·하영제·홍석준)은 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차기 CEO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렸다"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간 통신사업자가 자기들만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사장 돌려 막기를 고집한다면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후보 4명이 KT 출신 전·현직 인사들로만 구성된 데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심지어 현직 KT 임원인 두 후보에 대해선 "윤경림 사장은 이사회 현직 멤버인 만큼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 "구 대표가 (CEO 후보를) 사퇴하면서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우고 2순위로 신수정을 넣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권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결국 원하는 친(親)여권 인사를 밀어 넣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것 아니냐"라며 "업계에선 '이런 식이면 차라리 KT를 공기업으로 되돌리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그래픽] KT 차기 CEO 선임 논란 일지
    기고자 : 김봉기 기자
    본문자수 : 215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