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33) 잦아드는 중국의 노래

    유광종 종로문화재단 대표

    발행일 : 2023.03.03 / 여론/독자 A39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봄꽃, 가을의 달…. 한자로 표현하면 춘화추월(春花秋月)이다. 이를 멈춘 상태로 읽으면 봄과 가을의 아름다운 경치다. 그러나 둘을 동태적으로 풀면 세월의 흐름이다. 봄꽃은 가을 달에, 그 가을 달은 또 봄꽃에 자리를 내준다는 뜻이다.

    세월은 그래서 시서(時序)라고도 적는다. 시간의 갈마듦이다. 때와 무렵, 즈음 등이 차례로 번을 갈아 들어서고 물러선다는 의미다. 중국은 세월의 흐름이 남기는 결과도 꽤나 주목한다. "때가 지나니 상황도 변한다(時過境遷)"는 식이다.

    그 변화가 아주 큰 경우를 일컬을 때는 창해상전(滄海桑田) 또는 창상지변(滄桑之變)이다. 우리는 이를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잘 부른다. 파란 바다가 뽕나무 밭으로 모습을 바꾼 경우다. 대단히 커다란 변화를 지칭한다.

    사람이 지닌 권력 또한 그 세월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사람이 죽으면 그 권력도 멈춘다(人亡政息)"거나 "경물은 그대로되 사람은 간 곳이 없다(物是人非)"고 한다. 긴 흐름 속에서 사람의 흥망(興亡)과 성쇠(盛衰)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세상의 인심은 뜨겁다가도 바로 차가워진다. 염량세태(炎凉世態)가 곧 그 말이다. "사람이 자리를 떠나면 그가 마시던 찻물도 식는다(人走茶凉)"는 중국 속언이 우선 눈길을 끈다. 권세 또한 시간 흐름에 따라 쉬이 사라짐을 알리는 말이다.

    우리 대중가요 '연극이 끝난 후'와 참 비슷한 성어도 있다. '노래가 멈추니 사람이 흩어지다'라는 뜻의 곡종인산(曲終人散)이다. 당시(唐詩)에서 나온 말이다. 극성하던 것도 때에 이르면 스러지고 만다는 뜻의 성어로 자리 잡았다.

    개혁·개방 덕에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했던 중국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올해 봄꽃 필 무렵의 중국 노래는 크게 잦아드는 분위기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기 전 중국은 다시 힘찬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기고자 : 유광종 종로문화재단 대표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93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