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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로 자금사정 어렵자 반도체 장비 업체 팔기로

'불법 대북 송금'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궁지에 몰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할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작년 5월부터 수사를 받는 와중에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 1월 국내로 압송됐다. 쌍방울은 신용 하락 등으로 자금 사정이 극도로 나쁜 상태라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불법 대북 송금과 횡령·배임,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면회 온 회사 임원들에게 계열사 매각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 임원이 보고한 매각 대상 계열사는 미래산업이라고 한다. 미래산업은 반도체 장비 업체로 코스피(KOSPI) 상장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쌍방울이 미래산업의 매각 가격을 400억원으로 잡고 인수자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간사도 이미 선정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미래산업 매각 상황을 보고한 임원에게 "회사 운영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는 말도 쌍방울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쌍방울그룹은 광림(특수 장비 자동차 제조사), 쌍방울(속옷 업체), 비비안(속옷 업체), SBW생명과학(바이오 업체), 제이준코스메틱(화장품 업체), 디모아(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아이오케이(연예기획사), 미래산업 등 상장사 8곳을 거느리고 있다. 쌍방울 순환 출자의 정점에 있으며 김 전 회장이 가장 아끼는 계열사로 알려진 광림도 한국거래소에서 거래 정지 처분을 받는 등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계열사를 추가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인들은 "무자본 인수·합병으로 기업 몸집을 불려온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로 결정적 위기를 맞게 됐다"고 했다. 기고자 :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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