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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가 제명당한 이유는…

건설노조(전국건설산업노조)는 작년 7월 진병준 위원장의 10억원대 횡령·배임 사건으로 한국노총에서 제명당했다. 당시 한국노총은 "건설노조가 조합비 횡령을 묵인·방조하고 비정상적으로 회계를 운영했으며, 노총 본부의 정상화 요구도 따르지 않았다"고 제명 이유를 밝혔다.

진씨는 2019년부터 노조비 등 1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작년 6월 구속됐다. 횡령 유형은 다양했다. 노조 집행부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준 뒤 자신의 가족들 계좌로 돌려받거나, 노조 조합비 통장에서 하루 수백만원씩 현금을 뽑아 사적으로 썼다. 마트·유원지·호텔 등에서 법인카드를 쓰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조합원 수 8만4000여 명으로, 매달 조합비만 수억원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15년 넘게 위원장을 맡으면서 조직 내에서 이렇다 할 견제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의혹 대부분은 사실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작년 12월 진씨 혐의 11개 중 10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드러난 뒤에도 수사기관에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건설노조는 그동안 건설 현장에서 채용 강요와 공사 방해, 금품 갈취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노총에서 제명된 건설노조뿐 아니라 민노총 소속 건설노조(전국건설노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자기 소속의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공사장 입구를 차량으로 막거나 소음을 유발해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넣게 유도하는 방법 등을 쓴다. 시멘트 타설을 못 하게 레미콘 차량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기도 한다. 법적으로 근거가 없는 전임비·월례비를 강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건설 현장 노조 폭력에 대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면서 검찰·경찰·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에 특별 지시를 내린 상태다. 기고자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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