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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인싸 독립운동가'란 제목의 한 블로거의 글을 접했다.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평전을 읽다 보니 자유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독립운동을 전개한 그의 삶이 요즘 말로 시대를 앞서간 핵인싸'란 이야기였다. 문득 '우당과 동지들이 남긴 절명시(絶命詩)'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우리는 찬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답을 원하지 않는다', '나의 마지막 기억 속에 기쁘게 웃으리라, 오직 한마디 기억하라, 대한독립만세'.

'마음 독립' 하나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다는 하소연을 자주 접한다. 우선 셀프 비난을 하지 마시라고 한다. 나만 안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은 작은 우주이다. 다양한 욕구와 프레임이 서로 끌어당기다 충돌하기도 하며 거칠게 서로를 밀어내다가 연결 자체가 끊어지기도 한다.

'파워가 떨어져 무시당하는 것 같아 우울하다'는 시어머니의 고민을 들었다. 며느리가 '꾸지람이 스트레스가 되어 태아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자기가 이전보다 힘이 약해져 이런 대접을 받는 것 같다며 속상해 한다. 며느리와의 갈등 영역과 내 파워가 작아진 부분을 서로 분리 독립하라고 조언드렸다. 지구에서 제일 파워가 큰 사람이라고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음 독립엔 전략과 균형이 중요하다. 며느리와의 관계에 있어 갈등을 최소화하는 적정 거리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세상에 나올 손주와의 만남도 자연스럽고 손쉬워진다. 그리고 가족 관계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다. 마음 한 부분의 고민이 블랙홀처럼 내 삶 전체를 빨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올해의 봄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관계로 속상할 땐 속상해도 나머지 시간엔 적극적으로 봄을 즐겨야 한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과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또 다른 고민도 접했다. 사람을 너무 믿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삶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꾸어야 되는지 갈등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도 두 영역을 분리 독립하라고 이야기했다. 사람을 신뢰하는 삶 자체가 문제라 볼 수 없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유지하시고 금전적 배신 부분은 전문 시스템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사실 별 이야기는 아닌데 두 분 다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워한다. 훈수는 쉽다. 내 적용이 어렵다.

내일은 삼일절이다. 찬사도 보답도 원하지 않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모습을 상상할 때 속박돼있지만 오히려 살아있는 진정한 자유와 독립이 느껴진다. 그 숭고함에 감사함을 느끼며, 내 마음의 독립을 방해하는 내 안의 과도한 기대와 욕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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