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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개막… 루빅손, 교체 10분만에 역전골

25일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家) 더비'는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하고 있었다. 전북이 송민규의 선제 골로 앞서 나가자 울산의 엄원상이 동점 골로 균형을 맞추면서 전반이 끝났다.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던 후반 8분, 울산의 신입생 루빅손(30·본명 구스타브 루빅손)이 그라운드로 교체 투입됐다. 샛노란 머리의 루빅손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후반 19분 전북 골키퍼 김정훈이 수비수의 후방 패스를 실수로 길게 트래핑하자 앞으로 달려들던 루빅손이 재빨리 공을 빼앗아 골을 넣었다. 울산은 루빅손의 이 골로 개막전이자 최고 앙숙과의 맞대결에서 2대1로 승리하며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7부 리그에서 1부까지

루빅손의 축구 인생은 스웨덴 7부 리그에서 시작됐다. 스웨덴의 7부 리그 선수들은 축구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한다. 프로 축구 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더러 있을 정도로 수준이 낮기도 하다. 루빅손은 18세이던 2011년부터 4년 동안 7부 리그 팀 외르니케IF에서 꿈을 키웠다.

천천히 기량을 키운 루빅손은 2015년에 5부 리그 세베달렌스로 팀을 옮긴다. 그리고 세 시즌 동안 주전으로 뛰며 주 득점원 역할을 맡았다. 2018년에 외리뤼테IS라는 2부 리그 팀에 합류하며 프로 진출에 성공, 데뷔 첫 시즌 30경기 11득점 6도움으로 이름을 알렸다. 마침내 2020년 27세의 나이로 스웨덴의 명문팀 함마비IF에서 러브콜을 받아 1부 리그에 입성한다.

루빅손은 1부에서도 세 시즌 동안 88경기 31득점 19도움으로 전천후로 활약한 끝에 지난해 스웨덴 대표팀에 선발됐다. 당시 코로나 여파로 함께하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울산은 지난해부터 루빅손에게 지속적으로 구애한 끝에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다. 그리고 이날 중요한 경기에서 데뷔와 함께 골을 넣으며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뽐냈다.

루빅손은 본인의 축구 인생에 대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은 덕분이다"라며 "나를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국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나서서 울산을 다시 챔피언으로 만들겠다. 골보다는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황의조도 복귀전

같은 날 6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복학생' 황의조(31·FC서울)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유럽 무대를 누비던 황의조는 지난해 가을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 합류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기회를 받지 못해 FC서울과 단기 계약을 맺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규성(25·전북)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던 탓에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황의조는 이런 걱정을 비웃듯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인천의 패스 플레이를 무력화했다. 이날 서울의 모든 골은 위력적인 황의조를 막느라 인천의 수비수가 동원되는 틈을 타서 나왔다. 황의조는 "6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K리그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득점보다 팀이 승리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포항 오베르단도 기량 뽐내

포항 스틸러스의 새 얼굴 오베르단(28 ·브라질)도 26일 대구FC와의 홈 경기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오베르단이 중원을 장악한 덕에 포항은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이호재가 2골을 몰아 넣으며 짜릿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오베르단에 대해 "개인적인 기술이 많은 선수다.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팀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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