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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기생충 음악감독 정재일, 세계적 음반사 통해 데뷔 앨범 내

정재일(41·사진)은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 감독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곡가 겸 프로듀서. 피아노부터 기타·베이스·드럼 같은 기본 악기(?)는 물론, 인도 악기 시타르와 '톱 악기'(톱을 다리 사이에 고정하고 활로 켜는 악기)까지 못 다루는 악기가 없는 만능 음악인이다.

그런 그가 세계적 명문 음반사 데카(Decca)와 전속 계약을 맺고서 최근 데뷔 음반 '리슨(Listen)'을 발표했다. 영화와 드라마 화면 뒤에 있었던 그가 음악적 홀로 서기에 나선 셈이다. '강(The River)'을 포함해 7곡의 자작곡이 담긴 이 음반에서 정재일은 피아노를 연주했다. 24일 간담회에서도 그는 "피아노는 제 모국어와 다를 바 없다. 말하는 것보다 피아노로 (연주)하는 게 더 편하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그는 다른 아티스트들보다 인터뷰 시간이 2~3배는 걸릴 만큼 말을 아끼고 속도도 느린 편이다. 대신 과장이나 자랑이 없는 담백함이 있다. 정재일은 "영화 '기생충' 덕분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서 직접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재미난 일화도 공개했다. 최근 서울시향 차기 음악 감독으로 선임된 뉴욕 필하모닉의 명지휘자 야프 판즈베던은 정재일에 대해 "환상적 작곡가"라고 격찬하면서 "정재일처럼 재능 있는 한국 젊은 작곡가들을 비롯해 동시대 작곡가들의 신곡을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재일은 "제가 음악을 대학에서 배운 것도 아니고 근본이 없어서 그분들이 생각하는 예술적 경지에 맞출 수 있을지 두렵다"고 했다. 하지만 정재일은 "제안하신다면 함께하고 싶은 작은 소망은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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